[뉴욕타임스/미국인의 소비]우리가 이혼한 이유

  • 입력 2000년 10월 19일 19시 16분


아내와 내가 결혼했을 때, 우리는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엄청나게 많은 그릇과 현금 9000달러를 선물로 받았다. 우리는 그 돈으로 공동명의의 보통예금 계좌를 개설했다.

그러나 우리의 계획은 금전적인 문제를 둘이서 철저하게 분리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각자 자기 이름으로 된 개인수표 발행계좌를 갖고 있었다. 우리가 결혼할 무렵 나는 원래 다니던 잡지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되었다. 아내는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했다.

결혼 첫 해에 우리는 내 어머니의 절친한 친구에게서 자동차를 구입했다. 차의 가격은 6000달러였는데, 우리는 우선 3000달러를 지불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지불하기로 했다. 차 구입에 들어간 비용은 결혼선물로 받았던 그 돈으로 충당했다.

그런데 프리랜서의 수입은 원래 예측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나는 오래지 않아 공동계좌에서 돈을 빼 쓰기 시작했다. 게다가 나는 돈을 헤프게 쓰는 편이었다. 결국 6개월도 못가서 6000달러가 모두 없어져버리자 나는 아내에게 사실을 털어놓았다. 아내는 모든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내는 돈 문제에 관한 한 철저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의 행동을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의 행위를 ‘도둑질’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마침내 결혼한 지 23개월만에 헤어지기로 합의했다. 결혼하기 전, 아내는 돈을 헤프게 쓰는 내 버릇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나자 그녀는 나의 행동을 사형선고라고 생각했다.

나는 공동계좌에서 꺼내 쓴 6000달러를 다시 갚지 않았다. 하지만 아내는 아직 적어도 3000달러는 나가는 우리 자동차를 가져갔다. 우리가 헤어지고 난 뒤 내 생일에 아내는 내 전화기에 자동차의 주행 기록계 숫자가 10만 마일을 넘어섰다는 메시지를 즐거운 목소리로 남겨놓았다.

▽필자〓매니 하워드(잡지 ‘미식가와 행운’의 기고가)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home/20001015mag―howar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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