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아셈 갈라쇼' 시선 집중…한국의 맵시를 보이자

  • 입력 2000년 10월 19일 18시 47분


홍두깨질 가득한 비단에 실크와 모시의 아름다움을 섞은 한복(이영희), 붉은 산호 베이지블루 핑크 등 현란한 색감이 어우러진 바다 풀들의 이미지(트로아조), 푸른빛 꽃무늬 속에 뛰노는 소년 소녀의 순수함(문영희), 코튼 라이넨 등의 천연소재에 아크릴 레이온을 뒤섞은 상상력 충만한 니트(이경원)….

21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퍼스트레이디들에게 보여줄 우리 옷의 정수들이다.

ASEM은 패션계에서도 가슴 설레며 기다렸던 대목. 선과 색과 디자인, 그리고 디자이너의 혼이 합쳐진 한국 문화예술로서의 패션을 정상의 부인들에게 선보일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신우 이영희 박춘무 김연주 등 12명의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는 동양과 서양, 자연과 문명, 전통과 현대가 하나가 된다는 ‘어울림’을 주제로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대서양관에서 아셈 갈라쇼를 연다. ‘갈라(gala)’란 이탈리아어로 ‘한데 펼친다’는 뜻. 30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디자이너별로 3벌씩만 선보이는 탓에 그야말로 ‘대한민국 최고의 옷’들만이 모였다.

지난해 미국 뉴욕에 캐릭터브랜드 ‘박춘무’를 단 직매장을 개설해 바람을 일으켰던 박춘무는 아방가르드적인 도시남녀의 의상을 선보여 각국 퍼스트레이디의 이목을 사로잡을 계획.

형광색 민트색 주름으로 뒤덮인 재킷을 선보일 디자이너 안윤정은 “특히 파리 런던 밀라노 컬렉션에 눈이 익었을 법한 유럽 퍼스트레이디들에게 아시아, 그 중에서도 한국의 새로운 청량함을 각인시켜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98년 ‘ICINOO’의 부도 후 재기무대를 갖는 이신우는 “너무 오랜만이라 긴장된다”면서도 “흰색 회색 검은색의 색채감을 최대한 살려 연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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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셈갈라쇼' 오프닝 테마로 '순정' 잡은 지춘희씨

◇해외 바이어초청 2001 서울컬렉션 열어

아셈 갈라쇼가 끝난 후에는 똑같은 12명의 디자이너가 해외바이어들을 초청해 2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서울컬렉션을 갖는다.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된 흐름을 이어가 이번만은 해외시장, 나아가 해외명품시장개척을 꾀하겠다는 뜻. ‘카피패션쇼’라는 오명을 들을 만큼 뉴욕 밀라노 파리 런던 동경 등 세계5대 컬렉션에 비해 너무 늦게 시작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올해부터는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컬렉션이 끝난 직후인 11월로 예정된 일본 도쿄보다 앞서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앙드레김도 19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인포럼’에 초청돼 ASEM으로 모인 해외 각계 인사를 상대로 패션쇼를 펼쳐 해외시장개척을 위한 측면지원을 했다.

이번 서울컬렉션은 서울패션협회와 여성인터넷 우먼드림(yeozawa.com)과 함께 서울시 산업자원부도 지원에 나섰다. 산자부의 김남규 사무관(섬유패션산업과)은 “이번 기회에 개인적으론 공무원 디자이너 마케팅기업 등으로 구성된 ‘파사모(Fassamo·패션을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도 만들었다”며 “취미생활까지 이 바닥에 발을 담가 보자는 심산”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이번 컬렉션의 여세를 2002년 월드컵 개회식 때 국내 디자이너들이 주축이 된 ‘한일 갈라패션쇼’까지 몰아붙일 작정이다. 패션계 인사들의 의지와 노력이 오랜만에 집결된

서울컬렉션은 일반인들도 구경할 수 있다. 입장료는 디자이너 쇼별로 5000원. 20인 이상단체는 4000원이다. 02―2105―9632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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