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문가진단]증시안정대책, 수급개선에 일단 긍정적

  • 입력 2000년 10월 18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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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는 정부가 18일 발표한 증시안정대책에 대해 시장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날 480대로 무너졌던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플러스로 반전되는 등 낙폭을 크게 줄인 것도 증시대책에 따른 심리안정이 한몫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시장의 장기적인 안정은 단발적인 안정대책보다는 금융권 및 기업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조정에 달려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나민호 투자정보 팀장은 "중장기적으로 증시의 수급개선에 상당히 도움을 줄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24일부터 연기금 투자한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띤다"면서 "지금(오후 2시)은 대리인들이 매매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있지만 소식을 듣고난 내일부터는 매도를 자제하거나, 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증권의 유남길 조사부장은 "정부가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외국인들의 매매동향을 보면 매물을 추가로 내놓는다기 보다는 매수가 고갈된 느낌이다"라면서 "이런 점에서 보면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주식 수요가 보강된다면 바닥을 형성하는데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보험사의 주식투자규제완화나 자사주 매입을 비롯 소각제한 규정 완화 등은 효과가 의문시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한 보험사의 주식운용책임자는 "보험사의 주식투자 한도를 자산대비 30%에서 40%로 높였지만 현재 주식투자 비중이 5%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별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한도가 부족해 주식투자를 안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일기업에 대한 투자한도를 현재의 10%에서 15%로 늘린 것도 효과가 의문시되고 있다. 보험사들이 이제까지 특정기업의 주식을 10%까지 보유한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동원증권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주식투자 규제 완화로 이번 대책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종목으로는 삼성생명이 계열사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삼성전자 등 극히 일부 종목에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조치가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최근의 주가하락의 원인이 대외요인에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미국증시의 안정이 전제돼야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요인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이번 조치가 증시의 추세를 반전시키기가 힘들 것이기 때문에 다만 외국인의 매도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고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정도의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은투자신탁운용의 신세철 상무는 "시장의 신뢰회복이 안되는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어디가 부도날지 모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채권시장도 돌아가지 않고 있다"면서 "차제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천함으로써 외국인들의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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