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日환경운동가 가와카미씨

  • 입력 2000년 10월 17일 18시 51분


"팜플렛이나 나눠주는 환경운동은 원칙을 설교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실천으로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주민들이 활동에 동참하게 됩니다.”

일본 오사카(大阪) 주변을 흐르는 요도가와(淀川)강의 환경지킴이인 가와카미 아키라(川上聰)는 명함 두장을 함께 건넨다. 나바리(名張)시 강모임 사무국장부터 환경청 자문위원까지 10개가 넘는 직함이 빽빽이 적힌 이 명함들은 지난 21년간 강살리기 운동을 벌여온 그의 이력을 그대로 반영한다.

"오사카에 살 때 아이들이 천식으로 고생하기에 상류인 나바리시로 이사했습니다. 그러자 반년 만에 천식이 씻은 듯 나았고 저는 이 상류의 청정한 물을 하류까지 이어지게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습니다.”

가와카미씨의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는 폐식용유로 비누 만들기. 나바리시에 식용유 버리는 곳을 46곳 설치하고 그것으로 비누를 만들어 실비로 제공했더니 주민들이 ‘환경운동은 이익을 주는 것’임을 몸소 느끼고 동참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또 다른 활동은 수질검사를 주민들이 직접 하도록 하는 것. 상류부터 하류까지 20곳이 넘는 검측소를 설치하고 주민들이 직접 시료를 채취한다. 결과가 나오면 주민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환경실태에 새삼 놀라게 된다.

한일 강살리기 교류를 위해 최근 내한한 가와카미씨는 탄천, 양재천 등 서울 근교 하천을 둘러보았다.

"우리는 20여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일궈낸 환경운동의 성과를 한국에서는 하루 아침에 이루려 한다는 느낌입니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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