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줄이은 악재로 대외 여건 '최악'

  • 입력 2000년 10월 13일 10시 38분


국내 증시를 둘러산 대외 여건이 최악이다.

미국 나스닥시장의 폭락세라는 외부 변수로 부진을 면치 못하던 국내 증시는 `중동 긴장 고조'라는 대형 악재가 더해지면서 빈사상태에 놓이게 됐다.

더불어 동남아 금융 및 주식시장 불안, 국제유가 급등, 반도체 가격 급락 등 우리로서는 손을 쓸 수 없는 외부의 부정적 요인들이 쏟아져 나락의 끝을 알 수 없는 지경이다.

특히 외부 변수의 악화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이나 경기 둔화 가능성 등 국내 여건도 좋지 못해 심각성은 더하다.

◆중동 전운 고조 = 이스라엘 헬기와 탱크 등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보복 공격, 예멘에 정박중이던 미군 구축함에 대한 자살 폭탄 테러 등이 이어지면서 중동지역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중동지역의 전운이 어떻게 진전될 지 불확실한 만큼 투자심리 불안을 더욱 확대시키는 실정이다.

◆미국 증시 불안 = 침체의 뉴욕증시에 `중동 전운'이라는 핵폭탄이 터지면서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1만대 붕괴가 임박했으며 나스닥지수는 3100선마저 무너지면서 연중 최저치로 추락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의 실적 등이 기대에 못미쳐 최근 GM이나 모토롤라 등에 대한 투자의견이 잇따라 하향조정되고 있다. 미국 증시의 이 움직임은 국내의 외국투자자들에게 바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수급문제에 직면해 있는 국내 증시를 더욱 어렵게 할 전망.

◆동남아 금융 불안 = 태국 바트와 필리핀 페소,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 동남아 통화가 정정 불안 등으로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필리핀은 환율 방어를 목적으로 3년전 아시아 통화위기이후 최대치인 4%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덩달아 동남아 국가의 주가수준도 급락세로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필리핀은 12일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도 주가는 연중 최저치에 접근해있다.

◆반도체 가격 폭락 =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인 64메가 D램 가격이 하루만에 10% 가량 폭락하면서 개당 6달러선도 붕괴됐다. 국내 종합 주가 하락은 세계 반도체 경기 정점 논쟁과 함께 삼성전자주 큰 폭 하락 등에 비롯된 측면이 강한 만큼 국내 증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제유가 급등 = 중동 지역의 긴박한 상황이 알려지면서 미국 뉴욕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 3달러 가까이 오르며 배럴당 36달러를 넘어섰고 유럽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2.76달러가 오른 34.55달러에서 마감했다.

올들어 국제 유가는 이미 크게 올라 있는 상태에서 최근 급등세는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확산시켜주고 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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