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전세계 PC산업 포화상태 "

  • 입력 2000년 10월 12일 10시 07분


삼성전자의 반등 열쇄를 쥐고 있는 전세계 PC산업이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지는 9일 'Signs of Market Saturation in PC World'라는 기사를 통해 전세계 PC산업이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PC매출의 증가로 DRAM가격이 상승하여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주식의 반등을 기대했던 투자자에겐 대단히 실망스런 내용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DRAM의 70%이상을 소비하는 PC시장의 침체는 적어도 상당기간 삼성전자가 반등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시가총액 1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약세는 국내증시의 회복도 당분간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케 한다.

다음은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요약한 내용이다.

수년간 두 자리수 성장을 거듭하며 기술주의 강세를 주도했던 개인용 컴퓨터 산업이 최근 난관에 봉착했다. 대부분의 개인이나 기업이 신규로 컴퓨터를 구입하는 횟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부분 컴퓨터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제 컴퓨터 공급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이는 PC제조업체 및 부품공급업체의 종말을 예고한다고 성급한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

미국증시에서 이 같은 증후가 나타나고 있다. 예상보다 컴퓨터판매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에 인텔, 애플, 델컴퓨터의 주식이 지난주 폭락했다. 이런 위험신호를 처음 접하게 된 애플사의 한 경영자는 신속히 달리는 자동차가 속도감속용 요철을 넘어갈 때 발생하는 일시적 충격과 같다고 일축하지만 이와 반대로 일부 전문가들은 둔화되는 수요증가가 단순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며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그들은 특히 기업수요 컴퓨터시장은 포화상태가 과도하여 과거와 달리 연간 15~20%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기관인 Gartner Dataquest의 Martin Reynolds는 더 이상 성장 여력이 없다고 전망하며 개인용컴퓨터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는 수준을 넘어서 2002년에는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동일한 입장을 보이는 또다른 분석가는 이런 현상이 포켓용 컴퓨터와 관련장비가 개인용컴퓨터를 대체할 시기가 온 것이라고 한다.

1994년 이후 미국의 컴퓨터 판매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여 1998년 3,600만대에서 1999년에는 23% 증가한 4,50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그러나 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IDC)은 올해 미국의 컴퓨터시장이 12.2% 성장하는데 그쳐 성장률이 199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컴퓨터 산업에 총체적인 변화가 도래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최근의 판매치나 IDC의 2000년 예상치가 어떠한 판단을 하기에도 이르다고 주장한다. 지난 5년간에도 컴퓨터판매실적은 등락을 반복했는데 1998년에는 12.8%로 하락하고 1999년에는 23.6%로 반등했다고 한다.

컨설팅회사인 Merrin Information Services Inc.의 대표이사 Seymour Merrin은 PC 판매시장은 과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경우는 많았으며 유가와 더불어 여러요인들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둔화된 것이므로 컴퓨터판매 부진은 9~18개월정도만 지속될 전망이라고 한다.

리서치전문회사인 Meta Group의 Steve P. Kleyhans회장은 PC의 판매부진이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마이크로소프트 Windows2000로 업그레이드하는데 늦어서 생긴 단기적인 현상일 뿐 장기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또한 델, 인텔,애플 컴퓨터가 각기 다른 원인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데도 이들 업체의 부진이 컴퓨터 산업전반의 문제인 것처럼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투자은행인 UBS Warburg의 Charles R. Wolf 상무이사는 모든 PC제조업체는 컴퓨터 산업이 성숙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이제는 대체산업에 주력할 때라고 말했다.

임원인 Charles R. Wolf씨는 PC제조업체들이 가계부문에서는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있으나 이것은 가정에서 한대이상의 컴퓨터를 구매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발표될 PC관련 기업들의 실적을 기다리는 동안 주가는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Charles R. Wolf는 투자자들 사이에 "PC판매가 둔화되고 있으며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는 루머가 돌고있다고 언급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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