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개인타이틀 경쟁 "피가 말라요"

  • 입력 2000년 10월 10일 18시 40분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이제 딱 사흘 남았다.

하지만 그 사흘이 몇몇 선수들에겐 ‘피를 말리는’ 시간이다.

그것은 사상 유례 없는 ‘개인타이틀 전쟁’ 때문이다. 팀순위와는 상관없지만 개인의 ‘명예’에 관한 문제라 다들 한치의 양보도 없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문은 타격. 타격 1위 현대 박종호는 그야말로 뒤통수가 간지러울 지경. 2위 두산 김동주와 3위 SK 브리또가 1리 간격으로 바싹 뒤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4할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김동주의 상승세는 폭발적이다. 그는 “시드니올림픽에서 150㎞대의 공을 치다가 국내 투수들을 상대하니 볼이 수박만해 보인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타자 브리또는 경쟁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정규시즌 마지막날인 13일 경기를 치르게 돼 막판 역전에 유리한 상황.

타격 못지않게 혼전양상인 부문은 ‘안타기계’의 대명사인 최다안타. ‘한지붕 라이벌’인 LG 이병규가 169개로 두산 장원진에게 1개 차로 앞서 있다. 둘은 11일과 12일 잠실에서 열리는 3연전 맞대결에서 최종 결판을 낸다.

‘야구의 꽃’인 홈런 쪽에선 현대 박경완(39개)의 포수 홈런왕 등극이 예상되고 있지만 두산 우즈와 불과 2개 차라 마음을 놓을 순 없는 형편.

평균자책에선 한화 구대성이 변수. 규정이닝에 불과 5와 3분의 2이닝을 남겨놓은 구대성이 ‘제도권’으로 들어온다면 LG 해리거(3.12)를 제치고 평균자책 1위에 올라설 수 있다.

다승 경쟁에선 나란히 18승을 거둔 현대 트리오 정민태 임선동 김수경의 사상 첫 ‘3인 공동수상’이 결정됐다. 현대에서 이들 3명을 더 이상 남은 시즌에 등판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대 김시진투수코치는 “시드니올림픽에서 돌아온 뒤 딱 두번씩만 선발등판 기회를 주기로 약속했었다. 3명이 두번씩 등판을 채웠고 포스트시즌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출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대도’를 뽑는 도루부문에선 ‘발발이’ 두산 정수근의 3연패가 확정됐고, 두산 진필중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최고의 마무리투수 반열에 올랐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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