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포커스]박경완 '연습생 신화' 계속된다

  • 입력 2000년 10월 6일 13시 48분


박경완의 신화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19일 대전구장. 국내 프로야구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새겨졌다. 현대 유니콘스의 살림꾼 박경완이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4연타석 홈런을 뿜어냈던 것.

박경완이 세운 기록은 상대적으로 긴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4명, 가까운 일본에서도 겨우 1명만이 갖고 있는 말 그대로 대기록.

90년 전주고를 졸업한 박경완은 계약금도 없는 연습생으로 데뷔 이후 2년간 2군을 전전했다. 그러던중 조범현(현 삼성 라이온즈) 코치의 눈에 띄어 피나는 훈련 끝에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던 것이 지난 93년.

마침내 94년 주전자리를 꿰찰 수 있었고 96년에는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국내프로야구 최고의 포수로 이름을 올렸다.

빠른 송구능력과 타자의 리듬을 끊는 투수 리드 등 수비에서만큼은 누구도 그를 따라 올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그러나 수비력은 뛰어나지만 타격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가 지난 해까지 기록한 통산 타율은 0.235, 한 시즌 홈런기록은 23개.

올시즌을 앞두고 박경완은 지난 동계훈련에서 전보다 강도높은 웨이트트레이닝과 타격훈련을 소화해냈다. 결과는 이전과 180도 달라진 타격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6월4일 해태와의 경기에서 18호 홈런을 터트리며 처음으로 홈런 부문 공동선두에 오르더니 9월에는 3연타석 홈런을 치면서 홈런왕에 대한 도전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올림픽에서의 부상은 그간의 탄탄대로에서 만난 뜻밖의 암초. 그러나 홈런왕 타이틀은 물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혹평을 비웃기라도 하듯 복귀 하룻만에 홈런포를 가동하며 우즈와 함께 홈런 공동선두에 올랐다.

현재 그의 경쟁자들은 우즈,삼성의 이승엽 그리고 팀 동료인 퀸란 등. 그러나 이승엽은 올림픽이후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고 플레이오프직행에 사활을 건 우즈는 타격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타격감이 들쭉날쭉한 퀸란 역시 박경완의 앞길을 가로막기는 힘들듯.

이처럼 여러 상황들이 박경완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중평. 85년 이만수(삼성) 이후 첫 포수 홈런왕에 오르며 다시 한 번 연습생 신화를 창조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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