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of the week]박완규 2집 '엽기발랄(燁奇潑剌)'

  • 입력 2000년 10월 5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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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노래 잘하는 가수'와의 만남

"아! 저 가수 정말 노래 잘해"하면서 감탄을 자아나게 할 만한 가수는 손가락에 꼽힐 정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우리 곁에 노래를 잘 하는 가수보다는 너무 다양한 것들을 해내야 되는 만능 엔터테이너를 요구하는 현실 때문이 아닐지. 그런 생각을 가지고 박완규의 새 앨범을 들으면 그에게 이런 칭찬의 말을 건네고 싶다. "노래를 시원스럽게 참 잘하시는군요.."라고

쏟아지는 폭포같이 시원스러운 목소리를 가진 그는 이번에 새로이 선보인 2집 [엽기발랄]을 통해 자신의 가창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때로는 흐느끼는 듯한 애절함으로, 때로는 터질 것 같은 활화산같은 폭발적인 보컬로 듣는 이의 팔에 소름을 돋게 할 정도로 자신의 가창력을 보여주고 있다.

1집에서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자 안전한 선택을 했다면, 이번에는 1집의 인기를 등에 업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음악을 마음껏 펼쳐보이는 것이다. 낮게 깔리면서도 터질 것 같은 그의 목소리는 잠시 임재범의 목소리를 듣는 듯한 인상을 주는 듯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또 다른 자신만의 색깔로 노래들을 색칠하고 있다.

박완규의 2집은 그의 매력적인 중저음과 폭발적인 고음이 적절히 믹스되어 그의 가창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곡들로 중무장 되어있다. 신나는 드럼 비트와 스크래치를 시작으로 어깨가 절로 흔들어지는 '욕망이란 이름..'을 필두로 박완규의 가창력은 봇물 쏟아지듯 쏟아지기 시작한다.

1집 타이틀곡이면서 그의 이름을 많은 이들에게 알려 가창력을 인정받았던 '천년의 사랑'과 비슷한 맥락의 분위기를 가진 곡인 '왜 그랬어'는 해금을 이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해금의 구슬픈 선율은 박완규의 애절한 목소리를 더 빛나게 한다. 남성적이고 시원스러운 그의 목소리가 더욱 빛을 발하는 'Day Fly', '그댈 있게 한 모든 기억을 다 잃었으니 모질게도 그댈 버린 나를 왜 떠나지 못해'라는 슬픈 가사와 애절한 박완규의 목소리가 곡의 느낌을 배가 되게 하는 '잃어버린 기억', 전인권과 박완규가 함께 부른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드는 '사랑한 후에' 등 총 16곡의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그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거친 음색이 너무나 매끄럽게 잘 정돈되어 오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모자르지도 않게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다. 한 두 곡 정도에서 그의 거친 듯 내지르는 보컬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그의 가창력이 뛰어난 데서 기인된 욕심인 듯 싶다.

가수를 하기에는, 그리고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기에는 많은 조건들이 따른다. 좋은 프로듀서와 작곡가와 작사가, 자신의 음악성을 키워줄 수 있는 기획사,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목소리와 음악성이 주어진다면 그 가수는 이미 자격을 충분히 갖춘 것이다.

박완규는 이번 앨범으로 이 조건들을 갖추고 다시 한번 대중들의 곁으로 달려가기 위한 출발선 위에 서 있다. 맹렬히 달리기 위한 준비운동은 충분히 끝냈으니 본격적인 경기에 돌입해, 결승지점으로 달려가는 박완규의 모습이 기대된다.

송수연 love41@tubemusic.com

기사제공 : 튜브뮤직 www.tubemus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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