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미국은 올림픽 후진국인가?

  • 입력 2000년 10월 2일 11시 50분


미국 선수단은 올림픽 정상, 미국 국민은 올림픽 후진국(?)

15일 개막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미국민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바로 미국내 올림픽 독점방송권을 갖고 있는 NBC 방송사 때문이다.

NBC측은 이번 올림픽의 개막식을 포함해 주요경기가 미국의 새벽시간(동부시간기준)에 열리기 때문에 모든 방송을 다음날 저녁시간대에 녹화방송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결정으로 동부보다 3시간 늦은 LA를 포함한 미국 서부지역은 개막식이 열린 15일 오전 1시(미국 서부시간)보다 무려 20시간이 지난 15일 오후 9시에야 개막식을 TV에서 볼 수 밖에 없었다.

더욱 기가막힌 곳은 하와이. 비행기로 2~3시간 거리의 호주에서 벌어지는 올림픽을 단지 미국 영토라는 이유로 무려 23시간이 지나서야 올림픽을 TV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올림픽 중계권료로 7억5백만달러를 국제올림픽위원회에 지불한 NBC는 자체적으로 면밀하게 통계조사를 한 끝에 “자정이나 새벽에 생중계하는 것보다 프라임타임에 녹화중계하는 것이 시청률을 높일 것이다”라며 올림픽 녹화방영을 결정해버린 것.

NBC는 이미 올림픽 녹화방송 편성시간에 대한 광고를 모두 팔아치워 9억달러를 벌어들였다.따라서 시청률과 상관없이 흑자를 기록해놓은 셈.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의 여론조사를 보면 "올림픽 경기가 새벽에 리얼타임으로 중계되면 시청하겠는가"는 물음에 무려 87%가 "잠 안자고 보겠다"는 응답을 보냈다.

그럼에도 NBC의 스포츠담당 사장 딕 에버솔은 콧방귀를 뀐다. "한밤중이나 새벽에 생중계를 보려는 시청자는 전체의 10%미만이다.아침 9시까지는 학교나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데 누가 새벽 생중계를 보겠는가 말이다”라며.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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