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하키]빗나간 페널티스트로크…울어버린 송성태

  • 입력 2000년 10월 1일 17시 58분


어느쪽으로 때릴까.

스코어는 2-2.삐끗하면 ‘십년 공든 탑’이 무너진다.

왼쪽?, 오른쪽?

한국의 페널티 스트로크 세 번째 히터로 나선 송성태(28·성남시청)는 평소대로 자신있는 왼쪽 골문을 겨냥했다.호흡을 한번 가다듬고 공에 스틱을 갖다댔다. ‘자,이제 쏘자.’

하지만 지나치게 어깨에 힘이 들어갔는지 공은 왼쪽 골대를 훨씬 빗나갔다.어이없는 실수.

저 멀리 날아간 공에 금메달의 꿈도 함께 날아가는 듯 허탈했다.

한국은 나머지 2명이 골을 넣었지만 단 한번의 실수를 만회하지 못하고 페널티 스트로크에서 96애틀랜타올림픽 우승팀인 최강 네덜란드에 4-5로 패했다.

끝내 금메달 꿈이 좌절되는 순간 송성태는 주룩주룩 눈물을 흘렸다.땀과 눈물이 범벅이 된 그의 얼굴은 환한 조명에 비춰져 반짝반짝 거렸다.

눈앞에 후배들의 모습이 보였다. “형,괜찮아요.우린 잘했잖아요.”

송성태로선 1분도 안되는 페널티스트로크가 전후반 70분,연장 15분 등 85분간의 공방전보다 긴 시간이었다.그는 경기전 “지난 몇 년간 후배들과 함께 고생하며 이 순간을 기다려 왔다.한번도 올림픽 금메달 꿈을 포기한 적이 없었으며 이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 인생을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금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지만 그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하키의 기적’을 만든 주인공이었다.불과 3개의 실업팀,40여명의 실업선수에 불과한 척박한 한국 남자하키가 올림픽 무대에서 화려하게 도약한 데에는 그의 공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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