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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9월 29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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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분위기기 개선되고 있다. 확산되는 투자자들의 경계심리에도 불구하고 5일째 연속 오름세를 유지한 것이다. 외국인 투자가의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지속에도 불구, 변동성이 큰 주말장에서 지켜낸 상승세여서 그 의미가 더 크다.
주가지수의 상승세가 완연하다는 것은 거래량이 급증한데서 우선 감지되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29일 2억2218만주의 거래량을 기록, 거래량이 3일 연속 2억주를 상회했다. 1억1000만∼1억2000만주에 불과하던 이달 중순께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며 활발한 손바뀜이 이뤄진 탓이다. 기관과 외국인의 시장참여가 거래량 증가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외국인들도 순매수를 기록하며 증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9일 외국인들은 39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수하게 사들여 지난 21일 이후 처음으로 이틀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한국주식을 대량 매도,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야기했었다.
이날은 특히 주가의 변동성이 크게 마련인 주말장에서 5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날 각 증권사 데일리는 대부분 추가 반등이 가능한 시점이라면서도 최근 4일간 상승에 따른 경계심리와 '전강후약'이 강한 주말현상으로 다소의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오후 1시30분 이후 상승폭이 다소 줄어들기는 매입한 주식을 다음주까지 갖고 가는 '오버위크앤드' 투자자가 더 많아 '전강후약' 징크스를 극복한 것이다. 이는 다음주의 주가 추가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그렇지 않은 투자자에 비해 훨씬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밖에 고객예탁금이 아직 증가세로 돌아서지는 않았지만 감소속도가 크게 둔화된 점도 증시체력을 더 이상 급격히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을 낳는 대목이다.
이같이 증시의 상승세가 완연한 조짐을 보이는 것은 그동안 한국증시를 짓눌러왔던 해외발(發) 악재가 호재로 바뀌는 조짐을 보이는 데 큰 힘을 얻고 있다. 반도체 D램 현물가격의 하락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다음달부터는 상승세로 반전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국제유가는 사우디 왕세자의 추가증산 발언으로 두바이유와 북해산 브렌트유 모두 3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산업은행이 보유 포철주식 4.6%를 뉴욕증시에서 DR 발행 형태로 매각함으로써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정부의 민영화 의지를 분명하게 천명한 것도 적잖은 호재다.
이어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푸어스가 한국의 경기회복세가 인상적이라며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설이 보태졌다.
금감원이 협회중개시장 운영 규정을 개정, 대주주의 지분매각을 제한하고 공시 이행능력이 없으며 등록을 제한하는 한편 무상증자를 제한한다는 뉴스도 주가 상승을 촉발했으며, 한국통신 민영화를 2002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기로 하는 등 공기업 민영화 계획이 나오면서 호재 가 봇물을 이뤘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전략 팀장은 "다음주에는 최근 5일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감으로 차익매물이 나오겠지만 매물이 활발히 소화되는 가운데 강보합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더 크다"면서 "다음주 주가는 600∼650선에서 움직이고 10월 한달 동안에는 580∼7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의 수익악화 경고기간이 9월말로 끝나고 10월 이후에는 사전경고를 안해도 되기 때문에 최근 미국증시를 뒤흔들었던 기업 수익악화 경고로 인한 증시불안은 당분간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일 뉴욕증시에서 애플컴퓨터에 대한 수익악화 경고와 시스코시스템스 등 지수 관련 대형주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조정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애플컴퓨터 등은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주가가 상승했으나 시간외거래에서는 뉴욕증시 종가에 비해 43%(애플)나 폭락, 금일 뉴욕증시가 크게 동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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