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투신 연일 사자, '가을걷이' 나섰나

  • 입력 2000년 9월 28일 18시 56분


종합주가지수가 오를만 하면 매도공세를 펼쳐 개인투자자들로부터 크게 미움을 받고 있는 투신권이 최근 연일 순매수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일부에서는 투신권이 본격적인 매수세로 돌입한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지수상승 이끈다〓투신권은 25일 286억원을 시작으로 26일 419억원, 27일 453억원어치를 각각 사들였다. 3일간 115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기관투자가의 매수를 주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에 외국인투자자는 1499억원, 개인투자자는 656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투신권의 매수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550대에서 반등해 600대에 도달했다. 22일 553.25에서 27일 599.31로 46.06포인트(8.3%) 반등한 것은 투신권의 ‘지원 사격’에 따른 것이다.

▽600 아래면 산다〓투신권 매수세는 지수가 바닥을 쳤다고 본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신운용 윤성일부장은 “지수가 바닥권에 도달했다고 판단해 조금씩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며 “한때 70% 아래까지 내려갔던 펀드내 주식편입비율을 85%선까지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투신운용 이기웅실장은 “경제상황을 볼 때 지수 550대는 저평가상태로 판단하고 있다”며 “요즘에는 고객들의 환매요구가 없기 때문에 현금여력도 있어 지수 600 밑에서는 적극 매수하는 입장”이라고 귀띔했다.

▽28일 순매도는 잔물결〓투신권은 28일 33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이를 놓고 ‘매도세 전환’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평가가 많다. 대한투신 이실장은 “지수가 600을 넘으면 일단 지켜본 뒤 매매여부를 결정하겠지만 대형 투신사가 즉각 매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순매도는 뮤추얼펀드와 일부 소형 투신사가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많은 뮤추얼펀드가 12월 만기를 앞두고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단기매매를 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는 것.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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