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체조]라두칸 엉겁결에 '체조요정' 등극

입력 2000-09-22 00:17수정 2009-09-22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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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꽃은 오직 신만이 결정한다.’

21일 슈퍼돔에서 열린 체조 여자개인종합 결승전에서도 ‘신의 선택’은 짓궂었다.

3종목을 마칠 때까지 1위는 29.149점을 확보한 우크라이나의 빅토리아 카펜코(19). 지난해 세계선수권 개인종합에서 루마니아의 마리아 올라루에 밀려 2위에 그친 카펜코는 대망의 올림픽 금메달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신은 카펜코를 외면했다. 카펜코는 마지막 종목인 마루운동에서 공중 2회전 뒤 다시 1회전 돌기를 하다 착지에서 다리가 엉키는 바람에 오른쪽 무릎을 끓고 말았다. 게다가 중심을 잃은 왼쪽다리가 매트를 벗어나는 바람에 감점을 받았다. 결국 카펜코는 8.725의 어이없는 점수로 우승권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비운의 스타’ 스베틀라나 호르키나(21·러시아)는 이틀전 단체전 악몽이 또다시 재현됐다. 이단평행봉에서 봉을 놓쳐 9.00을 받는 바람에 루마니아에 금메달을 넘겨준 호르키나는 이날 똑같은 실수를 같은 종목에서 되풀이했다.

아랫봉에서 윗봉으로 뛰어오르다 봉을 놓쳐 매트 위로 떨어져버린 것. 마루운동에서 9.812점을 받아 선두권을 달리던 호르키나는 이 실수 하나로 금메달의 꿈을 접어야 했다. 전광판에 나온 점수는 9.012.

라이벌들의 잇따른 실수 속에서 루마니아의 안드레아 라두칸(17)은 마지막 종목 마루운동에서 9.825로 출전선수 가운데 최고점수를 받아 종합 38.893점으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체조요정’에 화려하게 등극했다. 라두칸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마루운동 우승자로 국제대회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 1m48, 37㎏의 자그마한 몸매에 전설적인 체조여왕 나디아 코마네치를 가장 존경한다는 깜찍한 소녀다.

여자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루마니아는 개인종합에서도 1, 2, 3위를 휩쓸어 세계최강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시드니〓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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