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올림픽]신문보다 느린 올림픽 TV중계

  • 입력 2000년 9월 14일 18시 50분


지구촌이 동시간대 생활권인 인터넷시대에 ‘신문보다 느린 올림픽 TV중계’가 웬말?

미국 NBC―TV 시청자들은 이번 시드니올림픽에 관해서는 ‘정보후진국 국민’으로 전락하게 됐다.

육상의 하이라이트인 남녀 100m 결승은 시드니 현시시간 보다 12시간 늦게,이번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남녀 ‘철인 3종경기’장면은 무려 24시간 뒤에 볼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3가지.

우선 각 종목이 분산개최되는 호주 시드니 주변 시간이 미국 본토보다 15∼18시간까지 빨라 주요경기의 생중계 시간이 미국본토의 꼭두새벽에 해당되기 때문에 시청률이 낮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

또 올림픽 TV중계료로 7억500만달러를 지급한 NBC가 그 이상의 수입을 광고료로 벌충하기 위해서는 프라임타임에 녹화방송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호주올림픽조직위가 미국TV 생중계를 위해 경기일정을 조정할 수는 없기때문.

이에 대한 NBC의 구차한 핑계는 ‘올림픽 탐사보도’.

금메달이 갈리는 순간을 다큐멘터리식으로 다양하게 가공해 시청자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올림픽의 모토는 ‘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하게’.

NBC―TV는 ‘더 높이’와 ‘더 강하게’는 몰라도 ‘더 빨리’측면에서는 ‘시청률 지상주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해 후퇴했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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