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우즈, 37호 홈런 치자마자 퇴장

두산 팀 동료들 사이에서 외국인 타자 우즈(31)는 ‘순한 양’으로 불린다.

우직한 ‘곰’처럼 성실한 훈련태도와 온순한 심성으로 라커룸에서 ‘모범생’으로 통하기 때문. 하지만 그런 우즈도 화를 낼 때가 있다.

타격이 뜻대로 되지 않아 스스로 분을 못 이길 때(보통 방망이를 통째로 부러뜨린다)와 다른 팀 선수가 자신이나 동료를 공격할 때는 ‘성난 황소’로 돌변한다.

6일 잠실 한화전에서 1회 우즈는 홈런부문에서 단독선두를 고수하는 시즌 37호 홈런을 때려내고도 전혀 흥이 나지 않았다. 두번째 타석인 3회 한화투수 김장백으로부터 ‘빈볼성 투구’를 몸에 맞고 마운드로 달려가 ‘분풀이’를 하다 퇴장당했기 때문.

양팀 선수들이 마운드 위로 뛰어오르는 험악한 분위기가 잠시 연출됐으나 심판진은 4심합의로 빈볼성 투구를 한 김장백과 우즈를 동시에 퇴장시켜 간신히 사태를 수습했다.

98년에 이어 2번째로 퇴장당한 우즈는 홈런 공동 2위인 삼성 이승엽, 현대 박경완(이상 35개)과 2개 차로 간격을 벌였으나 조만간 열릴 상벌위원회에서 제재를 받을 경우 홈런왕 경쟁에서 ‘핸디캡’을 안을 가능성도 있다. 선수 폭행인 경우 벌금 200만원과 10경기 출전정지가 최고 제재조치.

하지만 이날 투구가 선수 몸 중앙으로 향하는 ‘빈볼성 투구’였고 우즈가 손으로 밀치는 정도의 행위에 그쳤기 때문에 중징계는 내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기에서 두산은 2―3으로 뒤진 7회 4안타를 몰아치며 역전에 성공해 7연승을 달렸다.

현대가 83승2무35패(승률 0.703)로 남은 경기에 관계 없이 드림리그 1위를 확정지은 대구에선 ‘임선동 전성시대’가 활짝 펼쳐졌다.

현대 선발 임선동은 7이닝 4안타 2실점(비자책) 8탈삼진으로 전구단 상대 승리를 따내며 다승 공동 1위(17승), 평균자책 1위(3.12), 탈삼진 공동 1위(162개)로 뛰어올랐다. 승률도 0.850(17승3패)으로 한화 송진우(0.867·13승2패)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어 투수 타이틀 ‘독식’ 채비까지 갖췄다.

LG는 광주 해태와의 연속경기를 모두 ‘싹쓸이’했고 SK 루키 이승호는 인천에서 롯데타선을 9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꽁꽁 묶고 시즌 첫 완투승으로 10승째(4세11패)를 장식해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운 모습을 보였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