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신간]주체와 욕망外

  • 입력 2000년 9월 1일 19시 58분


◇주체와 욕망

‘이성의 주체를 해체하고 욕망을 해방해야 한다’는 것이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주장. 그러나 ‘동양문화권에서는 주체와 욕망을 이해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서구인들과 달리 동양인들은 인간을 이성의 주체로 생각하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지 않기 때문. 동아시아에서 ‘주체’는 마음을 통해 사물을 주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서구의 주체가 갖는 ‘이성에 대한 복종’ 의미는 퇴색된다는 설명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자본주의적 욕망 부풀리기에 면죄부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도 부가된다. 392쪽 1만5000원.

최봉영 지음/사계절출판사

◇현재 심사정 연구

조선후기 새로운 화풍의 한 줄기를 대변한 남종화의 대표 문인화가 현재 심사정(玄齋 沈師正). 그러나 우리의 고유색을 실현한 진경산수, 일상생활을 진솔하게 표현한 풍속화에 비해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관념적이고 고루하며 중국적인 색채를 띠었다’는 이유로 폄하돼 왔다는 것. 그러나 저자는 ‘당시 동아시아 회화를 주도했던 중국 회화로부터 국제적이며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인 것’으로 심사정 그림을 이해하기를 주문한다. 심사정의 전기적 연구를 넘어 조선후기 회화의 다양한 성격을 고찰하고 있다. 일지사 358쪽 2만원.

이예성 지음/일지사

◇근대화의 신기루

구동구권 해체 이후 동부유럽 국가들 사이에 경쟁적으로 이어진 서구식 자본주의체제로의 진입. 저자는 사회주의 붕괴 이후 이들 나라의 실험이 자본주의 세계체제 속의 주변부화에 다름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책은 ‘개발―수탈’의 단선적 도식에 빠지지 않는다. 주변부화 과정 속에서 ‘아래로부터의 개혁’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는 희망적 진단도 제시된다. 서구추종주의에 빠진 소수집단이나 레닌주의 독재집단 대신, 보다 넓은 범위의 일반민중이 권력의 탈중심화를 가속화하면서 권위주의 중앙집중적 정치구조를 해체하게 된다는 것. 유희석 전신화 옮김 1만6000원.

보리스 카갈리츠키 지음/창작과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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