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세계스타]美여자축구의 핵 미아 햄

  • 입력 2000년 9월 1일 18시 45분


“여자들이 축구를 한다고.” “여자들이 공을 차봐야 얼마나 차겠어.”

역동적이고 빠른 남자축구에 익숙해 있는 스포츠팬이라면 이런 말을 할 만하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에서 열렸던 제3회 여자월드컵축구대회를 통해 여자축구에 대한 이런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남자축구 못지 않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축구 불모지인 미국에서 한 경기에 평균 6만5000명의 관중을 불러모으며 붐을 일으킨 것.

21세기의 떠오르는 스포츠로 자리잡은 여자축구를 이처럼 한 단계 끌어올린 미국여자축구대표팀에는 여자축구의 슈퍼스타가 있다.

94년부터 5년 연속 세계여자축구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미아 햄(28)이 바로 그다.

15세에 미국 대표선수가 된 후 13년 동안 국제경기에서 터뜨린 골만 모두 123골로 현재 세계 최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재학 중에는 미국대학여자축구리그에서 103골, 72도움을 기록했다.

한 경기 평균 1.12골을 터뜨리는 희대의 골잡이 미아 햄의 경력은 정말 화려하다.

축구의 인기가 별로인 미국 출신의 미아 햄이 이처럼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배경에는 ‘축구의 고장’ 이탈리아에서 보낸 어린 시절이 자리잡고 있다.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을 이탈리아에서 보냈던 그는 축구광이었던 아버지의 권유로 이탈리아에서부터 볼을 차기 시작했고 아버지가 이곳저곳으로 전출을 할 때에도 그 지역 축구팀에 가입해 볼을 차면서 친구를 사귀었다.

남자친구들과도 곧잘 어울려 볼을 차며 축구 기술을 습득한 그는 14세 때 이미 텍사스주에서 최고의 여자축구선수로 떠올랐고 대학 재학 중에 국제적으로도 각광을 받았다.

미아 햄은 94년 해병대 군인인 크리스티안 코리와 결혼한 뒤 오히려 더욱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96애틀랜타올림픽 때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여자축구에서 원년 챔피언에 등극한 미국여자축구대표팀은 미아 햄을 앞세워 이번 2000시드니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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