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US오픈]이형택 3회전진출…'라켓에 날개달다'

  • 입력 2000년 9월 1일 15시 27분


이형택(24·삼성증권·사진)이 한국 테니스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일 뉴욕 플러싱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올 마지막 메이저테니스대회인 US오픈 남자단식 2회전. 세계 랭킹 182위 이형택은 13번 시드의 강호 프랑코 스퀼라리(24·아르헨티나)를 3-0(7-6, 7-5, 6-2)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3회전(32강)에 올랐다. 한국 남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1회전을 통과한 이형택은 거침없는 기세로 전인미답의 ‘처녀봉’이었던 2회전 마저 뛰어넘는 신화를 창조했다. 3회전 진출에 따라 세계 랭킹도 130위권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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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을 거쳐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무대를 밟은 이형택과 최근 52주간 세계 랭킹 13위로 올 프랑스오픈 4강 진출자인 스퀼라리. 순위와 성적만 따지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

하지만 이형택은 1회전에서 세계 78위 제프 타랑고(미국)를 꺾은 상승세에 안정된 스트로크, 정확한 서브를 앞세워 2시간10분만에 대어 를 낚았다. 자신의 서브 게임을 단 1개만 빼앗겼고 59%의 첫 서브 성공률을 기록, 41%에 그친 스퀼라리를 압도했다. 또 36개의 에러에 그친 반면 이형택의 패기에 휘말린 스퀼라리는 무려 61개의 범실에다 12개의 더블폴트로 무너졌다.

첫 세트를 타이 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7-5로 이긴 이형택은 2세트 들어 2-5까지 뒤져 한 세트를 내주는 듯 보였다. 그러나 내리 5게임을 따내는 저력을 발휘, 승부를 뒤집었고 3세트에서는 전의를 상실한 스퀼라리를 더욱 거세게 몰아 부쳐 대세를 갈랐다.

이형택은 세계 38위의 타미 하스를 3-0으로 제친 세계 67위 라이너 슈틀러(독일)와 4회전 진출을 다툰다. 여기서 이기면 메이저 최다승 기록(13회) 보유자인 최강 피트 샘프러스(미국)와 8강행을 놓고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지난해 우승자인 안드레 아가시(미국)는 2회전에서 세계 37위 아르노 클레망(프랑스)에게 0-3(3-6, 2-6, 4-6)으로 완패, 탈락했다.

여자단식에서는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세레나 윌리엄스, 2번 시드 린제이 데이븐포트(이상 미국) 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 옐레나 도키치(호주) 등이 가볍게 3회전에 합류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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