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현장21]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 운용 문제

  • 입력 2000년 8월 30일 17시 00분


통일부의 이산가족 정보통합센터(http://reunion.unikorea.go.kr) 운용에 문제가 많다.

이산가족 정보센터는 통일부가 이산가족정보를 데이터 베이스화 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산가족 관련 정책을 제대로 마련하기 위해 설치한 것.

그러나 정작 이산 가족들은 이 정보센터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어렵다.

정보센터가 이산가족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이곳에 등록이 돼야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가 될 수 있기 때문.

99년 6월 18일 통일부 홈페이지에 정보센터가 개설된 이후 이용자가 많지 않았으나 남북한 정상회담 이후 접속이 폭주하고 있다.이산가족 상봉이 가시화 되면서 부터다.



◀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접수 및 확인의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건 씩 올라오고 있다.


이산가족들 불편많다.

이산가족 등록 방법은 신청서를 다운로드 받아 작성,우편 접수하는 방법과 직접 인터넷 접수하는 방법. 그러나 신청서 양식 다운로드가 잘되지 않고, 직접 인터넷 접수하려고 해도 속도가 느려 잘 되지 않아 오류가 나기 일쑤.

어렵게 인터넷 접수를 마치고 '등록'을 누르면 그것으로 끝. 제대로 등록이 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

▼확인이 어렵다▼

이산가족이 50여년의 기다림을 하나의 신청서로 작성하기란 어려운 일이라 이름은 제대로 썼는지 등록은 제대로 됐는지 걱정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정보센터에는 등록 후 확인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와 관련해 의견란에는 “아버지 이름으로 지난 7월 이산가족 찾기에 접수했습니다. 하지만 접수가 됐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습니다. 아버지 연세가 칠십이신데 건강이 날로 좋지 않아 걱정입니다”(배인순씨)

“등록이 된건지 안된건지 확인하기가 북쪽을 확인하는 것보다 더 힘이 듭니다”(김규종씨)

“대한민국의 수많은 이산가족 노부모를 위해 제발 서류접수 신청확인이 제대로 될 수 있게 해주십시오.”(박순옥씨)

“이산가족으로 신청했는데 올바로 작성을 했는지 등록한 내용을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이렇게 소홀히 관리를 하는 것입니까?”(이용준씨)

주로 접수자들은 이산가족 2세대들. 이들은 하나같이 노부모들이 애타게 등록 여부를 궁금해 한다며 접수확인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수정이 안된다▼

정보센터에선 접수확인 뿐만 아니라 정보 수정도 할 수 없다.

이산가족 당사자인 노인들의 기억은 가물가물하기 마련. 흐릿한 기억으로 직접 혹은 대리로 신청서를 작성하므로 잘못 입력하는 일이 많다.

“이름을 잘못 써서 내용 수정을 해야 하는데 되지 않습니다. 꼭 고쳐야 합니다. 도와주세요”(하수정씨)

“가족 사항에 꼭 추가할 것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꼭 좀 가르쳐주세요”(김미선씨)

그러나 정보를 수정할 수 있는 곳은 사이트 어디에도 없다. 게다가 통일부에 직접 전화를 걸어 문의하려고 해도 통화 중일 때가 많아 확인은 커녕 통화조차 힘들다.통화가 돼도 담당자가 아니라서 모른다는 답 뿐이다.

한 사용자 의견을 보면 등록확인 문의를 위해 전화를 했지만 통일부로부터 9월에나 등록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까지 있다▼

이렇게 이산가족 등록 및 정보 수정이 안되자 사용자들 사이에선 지난번 이산가족 방문단 컴퓨터 추첨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보센터 관리가 이렇게 소홀한데 추첨은 제대로 됐겠느냐 하는 것.

또 의견란에 게시된 한 사용자의 글을 보면, 통일부와의 전화통화에서 인터넷 접수보다 서면으로 접수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산 가족들 사이에는 통일부의 이산가족 정보관리에 대한 불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통일부에선…

접수 확인 및 정보수정이 되지 않는 것과 관련해 통일부 이산가족 관계자는 지난 24일“사용자들의 불편사항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등록하면 확인이 가능토록 하고 한달 여 동안 정보수정도 가능하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준비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산 가족들의 불만의 글 폭주에 대해서는 “물론 그 분들의 애타는 마음은 알고 있다”라며 “그러나 이를 운영하는 통일부 이산가족과 내에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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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동아닷컴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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