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시장 '무지개' 뜨나…"100선 지켜라" 정부 입김

  • 입력 2000년 8월 28일 18시 41분


코스닥 활성화대책 발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닥시장이 오랜만에 큰 기지개를 폈다.

28일 코스닥종합지수는 지난 25일 종가보다 7.66포인트 오른 115.68로 마감, 110선을 너끈히 회복했다.

주식값이 오른 종목도 상한가 82개를 포함, 461개나 나온 반면 주가가 떨어진 종목은 100개(하한가 11개)에 그쳤다.

▽ 낙폭과대+활성화대책->상승=이날 코스닥 주가가 크게 오른 까닭은 최근 주가가 워낙 많이 떨어져 반등이 기대되는 시점이었던 데다 정부가 '종합지수 100은 깨뜨릴 수 없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시황분석가는 "마치 겨울잠에서 깨어나 일어나려는데 정부와 증권당국에서 두 손을 잡아 부축하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투자심리 안정이 컸다. 신영증권 노근창 코스닥팀장은 "코스닥종합지수 100 붕괴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정부가 적절히 개입해 안정시켰다"며 "일시적인 반등으로 그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형주 장세 오나=시가총액(주식수×주가) 상위권에 포진한 대형주들이 폭등을 이끌었다. 1위 한통프리텔이 상한가에 200원 못미치는 5만6000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 20위권 내에서만 한통엠닷컴 새롬기술 다음 한글과컴퓨터 등 8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코스닥 지수선물 도입이 임박하면서 거래소시장 'KOSPI 200'지수 에 비견되는 '코스닥 50지수'에 편입될 만한 업종 대표주를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일었기 때문. 코스닥 50지수 개발에 이어 연내 코스닥 선물시장이 열리면 주가가 떨어질 때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수단이 생겨 기관투자가 및 외국인들의 코스닥시장 참여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닥증권시장은 30일 공청회를 열어 코스닥 50종목을 선정할 계획. 이현택 시장팀장은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종목이 거론대상"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책에 포함될 벤처기업 육성대책도 이른바 '닷컴주'폭등을 불렀다. 세종증권 임정석 애널리스트는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종목 주가는 올해 최고가대비 80%안팎 떨어진 상태"라며 바닥권에 달했다는 인식에 인수합병(M&A)때 세금부담 감면 등 지원책이 맞물려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분석.

▽마음놓을 순 없다=하지만 무턱대고 추격매수를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고 곧바로 약발이 먹힐 만한 정부대책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원은 "투신권에서 여전히 '팔자'주문을 내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며 "개인투자자간 거래로만은 상승탄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28일 투신권은 28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신영증권 노팀장 역시 "수급기반이 취약한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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