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 매수패턴이 바뀐다"…투자 참고하되 신중하게

  • 입력 2000년 8월 28일 18시 37분


부끄러운 얘기지만 현 장세에서 ‘기댈 곳이 있다면 외국인들뿐’이라는 지적에 반론을 제기할 투자자들은 거의 없다. 기관의 매도공세가 지속되는 한 ‘외국인 눈치보기(외국인 따라하기)’는 침체장에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또는 손실을 줄일 수 있는) 투자지침이라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특히 최근엔 반도체주 중심의 매수패턴에서 중가형 우량주 등으로 매수범위가 확대되고 있어 외국인들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워야한다는 지적이다.

▽외국인들을 따라했다면…〓외국인들은 이달들어 28일까지 1조452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 7일 이후 15일 연속(거래일 기준) 순매수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달들어 지난 25일까지 외국인들의 순매수 상위 20개종목(순매수량 기준)의 주가상승률은 평균 6.73%. 종합주가지수가 0.3% 상승에 그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초과수익률이다.

외국인 지분증가율 상위종목을 기준으로 해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온다.

상반기 실적 발표 일주일전인 이달 7일이후 25일까지 외국인 지분증가율 상위 30개종목의 단순 주가상승률은 평균 17.52%에 달했다. 지수는 6.4% 상승하는데 그쳤다.

▽외국인들이 입질한 종목은〓전반적으로 반도체 선호경향에서 상당부분 탈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전자 한전을 제외하고는 시가총액 비중이 크지 않았으며 현대자동차 등 상반기중 실적이 크게 호전된 기업들이 매수대상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

다만 은행주의 경우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는 등 들쭉날쭉한 매매행태를 보이고 있어 금융주에 대한 외국인 매매패턴은 금융구조조정의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할 것이라는 지적.

증시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반도체주를 제외하고는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에서 일관성을 찾기가 힘들다”며 “반도체주중에서도 가격이 싼 현대전자로 입질이 몰리는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 주가등락률▼

종목순매수수량(만주) 순매수대금(억원)등락률(%)
현대전자1,8143,82213.3
한국전력4981,6394.7
현대자동차41669810.2
한국타이어35510610.2
영원무역3265121.7
LG전자210619-9.0
삼성물산173179-0.5
대덕전자17117318.6
현대증권16918221.0
국민은행1682403.3
기아자동차147106-3.8
SK글로벌137222-22.2
삼성전자1374,3242.9
신세계1217135.8
삼성중공업11754-0.9
현대백화점836831.6
삼성화재8323411.8
삼보컴퓨터791466.5
삼성SDI763967.4
담배인삼공사701422.3

* 8월 1일 ~ 25일 기준(자료 : 증권거래소)

▽외국인들의 포지션은?〓SK투신운용 장동헌주식운용본부장은 “외국인들은 크게 먹은 것도 손해본 것도 아닌 상황으로 추정된다”며 “신규투자보다는 종목간 투자비중을 조정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의 투자규모와 손익상황을 감안할 때 미국증시의 급락이나 반도체 관련주의 하락 등 돌출악재가 나타나지 않는 한 추세적인 매도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SK증권 장본부장은 “전반적으로 외국인들은 아시아지역 펀드 현금비중을 10% 이상으로 높인 뒤 추가매수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으며 당장은 교체매매 또는 관망세가 유력하다”며 지수보다는 종목별 대응에 치중한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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