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캐임브리지大 리처드 학장 "학국학 연구센터 건립"

  • 입력 2000년 8월 24일 18시 58분


“케임브리지대 내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이름을 딴 연구센터를 만들게 돼 기쁩니다. 한국과 영국의 교류에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동아시아연구소 담당 학장인 리처드 보어링 교수가 한국을 찾아 22일 김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이날 케임브리지대가 동아시아연구소 내에 ‘김대중 한국학연구센터’를 만들기로 한 것과 관련, 그 취지와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그는 “김대통령이 1993년 6개월간 케임브리지대에서 머무른 것을 기념해 그의 이름을 딴 연구센터를 만들기로 했다”며 “우리 대학에서 생존한 외국인의 이름을 따 연구센터를 만든 것은 전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닛산 같은 일본 기업체들이 케임브리지대를 후원해준 대가로 닛산 일본학 연구소라고 이름을 지은 적은 있지만 살아 있는 개인에 대해 이같이 결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학부설 동아시아연구소에서 중국 연구는 1880년경부터, 일본 연구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부터 해왔지만 한국은 빈틈으로 남아 있었다며 이 연구센터가 틈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으로부터 초빙교수와 교환연구원들을 받아들이겠다. 초기에는 남북 관계와 한국의 정책 등을 주로 연구할 것이며 차츰 정치 문화 역사로 연구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대통령이 공적이든, 사적이든 케임브리지대를 방문해 자기 이름을 딴 연구센터를 돌아보기를 바란다며 영국 외무성을 통해 초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임브리지대는 올해 2월 이 연구센터 설립을 발표하면서 “김대통령이 1993년 이 대학 클레어 홀 칼리지에서 가다듬은 한반도 통일구상들이 열매를 맺고 있다”며 “이제 그의 업적을 명예롭게 할 시기가 왔다”고 밝혔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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