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 선물 대량매도 하루만에 순매수

  • 입력 2000년 8월 24일 18시 38분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종잡을 수 없는 매매행태를 보이고 있다. 전날 선물시장에서 9월물 선물을 대거 순매도한 외국인들이 24일엔 순매수로 돌아선 것. 당분간 현물시장에서 뿐만 아니라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어떤 포지션(매수냐, 매도냐)을 취하느냐에 따라 지수 등락이 결정될 전망이다.

전날 4601계약을 순매도한 외국인들은 이날 2202계약을 환매수한데 이어 신규로 2781계약을 매수하는 등 9월물 선물 491계약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장중에는 선물 매수와 매도가 교차하는 등 외국인들끼리도 매매방향이 일치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선 전날 외국인들의 대규모 선물매도와 관련, 현물시장에 대한 헷지성 매도인지, 아니면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의 의도적인 매도인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24일에도 외국인들의 선물매도가 이어지면 이들이 국내 증시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전환함에 따라 일단 전날의 선물매도는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고를 염두에 둔, 다분히 단기이익을 챙기려는 매매인 것으로 결론짓는 분위기.

즉 선물 대량매도로 선물지수가 하락하면 저평가된 선물은 사고, 고평가된 현물을 파는 프로그램 매도차익거래가 이뤄져 지수가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선물매도 포지션을 취한 외국인 입장에선 현물지수 하락에도 불구, 선물시장에서 차익을 챙기게 된다.

미래에셋 이병익주식운용본부장은 “700선을 강한 지지선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를 감안할 때 외국인들이 추가로 선물을 ‘때리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서홍석투자전략실장은 “외국인들의 최근 선물시장 매매동향을 보면 매도공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단기이익을 취하려는 투기적 매매형태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즉 선물지수가 하락하면 반드시 외국인들의 환매수가 유입, 추가하락을 막는 패턴이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9월 지수선물의 만기가 불과 3주일여밖에 남지않은데다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잔고가 9000억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외국인의 선물매매와 이와 연계된 프로그램 매매에 의해 현물시장(주식시장)이 춤을 출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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