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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8월 22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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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세출의 기성 우칭위엔(吳淸源) 9단을 비롯해 도사쿠(道策) 슈사쿠(秀策) 등 중세 일본의 명인과 사카다 에이오(坂田榮男) 후지사와 슈코(藤澤秀行) 린하이펑(林海峰) 김인(金寅) 9단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명인의 바둑관’.
그러나 이 책은 명인들의 기보 해설이나 신변 잡기를 담은 기존의 책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 책은 기보를 통해 명인들의 기풍(棋風) 또는 기예(棋藝)에 담겨있는 바둑관과 철학을 분석하고 있는 것.
이 책에서는 수나누기 이론을 정립해 근대 바둑의 기초를 닦은 도샤쿠, 흑번 필승의 신화를 기록한 슈사쿠, 화점과 중앙의 중요성을 발견한 우칭위엔 9단 등이 어떻게 바둑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는지 보여주고 있다.
또 사카다 9단의 ‘면도날’과 같은 수법, 50대의 나이에 기성전을 6연패한 후지사와 9단의 괴력, ‘이중허리’라는 별명의 린하이펑 9단이 보여준 두터움과 신중함 등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도 알 수 있다.
5급이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에, 상급자라면 기보를 보는 재미에 500여쪽의 책을 순식간에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공동 집필한 ‘바둑과 컴퓨터’ 팀은 앞으로 조훈현 조치훈 이창호 등 현대 명인들의 바둑을 분석한 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바둑과 컴퓨터 지음, 502쪽 1만2000원.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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