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송이도 주민 "핵폐기물 처리장 우리 섬에"

  • 입력 2000년 8월 17일 00시 31분


전남 영광군 낙월면 송이도 주민들이 한국전력공사가 공모 중인 핵폐기물처리장 유치 의사를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송이도 주민 101명은 핵폐기물처리장 시설유치를 희망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최근 국회와 산업자원부 한전 등에 제출했다.

주민들은 이 진정서에서 “송이도는 토질이 나빠 농사가 잘 안되고 연안 어자원 고갈로 소득이 갈수록 줄고 있다”며 “전 주민들이 새로운 삶의 길을 찾기 위해 시설유치에 동의했으므로 관계기관이 적극 협조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유치희망은 전국에서 처음이나 핵폐기물처리장 선정 절차상 응모주체가 기초자치단체인데다 서류상 단체장이 의회 동의서를 첨부하도록 돼 있어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영광핵추방협의회’ 등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미 가동 중인 원전 4호기에 2호기를 다시 건설 중인 상황에서 추가로 핵 관련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송이도는 영광군 홍농읍 계마항에서 서남쪽으로 약 24㎞ 떨어져 있으며 면적 130여만평에 50여가구 100여명의 주민들이 농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한전은 2008년∼2014년경 포화 상태가 되는 전국 원전의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을 대체할 24만평 규모의 종합폐기물처리시설을 신설키로 하고 지난 6월부터 내년 6월까지 시설유치 절차를 진행중이다.

한전은 핵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서는 자치단체에 대해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민복지기금과 기본지원사업비 등의 명목으로 모두 2127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광주〓김권기자>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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