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 칼럼]선수협 선수 드림팀 III선발서 '미역국먹은' 배경

  • 입력 2000년 8월 16일 15시 57분


우연인가, 의도적인가.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드림팀 III)에 선수협의회 소속 선수들이 줄줄이 미역국을 먹었다. 회장인 송진우(한화)만이 발탁됐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선수협을 열성적으로 이끌어온 선수는 송진우를 비롯, 양준혁(LG), 박정태 마해영 문동환(이상 롯데), 강병규(SK) 등.

문동환은 부상으로 강병규는 기량이 모자라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그러나 아마추어 때부터 대표팀의 단골손님인 양준혁 박정태 마해영마저 고배를 마셨다.

비록 양준혁과 박정태 마해영은 동계훈련 부족으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상승세. 더군다나 국제경기 경험이 풍부해 결정적일 때 한몫을 해낼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이들이 대표팀에 탈락된 배경을 알아보면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수비 위주로 선발하다 보니 선수협 선수들이 대거 탈락될 수 밖에 없었다는게 선발 위원들의 설명.

사령탑인 김응룡 감독에게 대폭적인 권한을 주었다고 하지만 선발위원중 한사람인 KBO 이상국 사무총장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총장은 선수협을 봉쇄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던 대표적인 인물.

또 하나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선수협 탄생에 적잖게 딴지를 걸었던 삼성 김기태가 주장을 맡게 됐다는 점. 김기태 보다는 큰경기에 강하고 리더십이 좋은 박정태가 주장에 적격이다.

메달을 따면 드림팀3 선수 선발의 문제점은 묻히겠지만 예선에서 탈락하는 날이면 한바탕 난리가 날 전망.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지만 베스트를 구성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번 올림픽 야구에 출전하는 나라가운데 이탈리아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력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선전을 기대하는 마음은 당연하지만 왠지 불안을 지울 수 없어 영 찜찜하다.

http://www.entersports.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