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 칼럼]한-중-일 네티즌,伊프로축구 페루자 게시판서 격돌

  • 입력 2000년 8월 15일 10시 26분


한-중-일 네티즌들이 이탈리아 프로축구 페루자의 공식 웹사이트(www.perugiacalcio.it)에서 뜨겁게(?) 격돌하고 있다.

각각 안정환,나카타, 마밍위의 팬임을 자처하는 이들은 서로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상호비방을 일삼으며 매일 페루자의 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는 것.

처음은 한국과 일본 네티즌들의 공방이 치열했다.

페루자에서 활약하다 AS 로마로 이적한 나카타와 지난달 페루자에 진출한 안정환의 기량을 놓고 불붙기 시작한 양국 네티즌들의 설전이 한국과 일본축구 전체의 우열로 번지더니 마침내 인신공격 단계에까지 비상.

이 논란이 잠잠해지자 이번에는 중국 축구팬들이 가세했다.

중국 국가대표 출신 MF 마밍위가 페루자에 진출하면서 페루자 홈페이지를 찾기 시작한 중국 축구팬들이 한국과 일본을 싸잡아 비난하자 다시 난장판이 됐다.

특히 지난달 베이징에서 벌어졌던 한-중 정기전에서 중국관중들이 한국인에게 오물을 투척하고 욕설을 퍼부는 사건으로 감정이 상해있던 양국팬들간의 육두문자를 동원한 설전은 상상을 초월한다.

안정환과 마밍위의 기량에서 한국과 중국축구로 번졌던 상호비방은 이제 양국의 문화와 정체성까지 싸잡아 모독하는 수준.

이에 이탈리아 축구팬들은 "너희들 시끄러우니 아시아로 돌아가라"고 이들의 행각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잘잘못을 떠나 대단히 부끄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월드컵 주최국 어쩌구를 차치하고라도 축구팬의 기본 소양을 의심케하게 하는 대목이다.

자 축구팬들이여. 좀 대범하게 놀자.

실력으로 보여주잔 말이다. 상대가 시비를 걸더라도 없는 쪽의 부러움으로 받아들이는 너그러운 아량은 어떨까.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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