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현대 해결 증시 전망 '일단 호재'

  • 입력 2000년 8월 13일 19시 08분


13일 현대그룹의 자구책 발표로 현대 사태가 해결의 기미가 보임에 따라 그동안 하락세를 보여왔던 주식시장도 다소나마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 사태가 일단락되더라도 다른 악재들은 여전히 남아 있어 증시가 확연한 반등 추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 이사는 “현대가 자구책을 신속히 이행한다면 그동안 현대사태로 인해 하락한 만큼의 종합주가지수는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대 문제가 진정되더라도 곧바로 활황 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의 하락 원인 가운데 현대사태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가량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그는 “회사채 시장이 아직 정상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경기 둔화의 신호가 석달째 나타나고 있는 등 증시 주변 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밖에 전세계적인 성장주 외면 현상, 반도체 논쟁, 미국과 일본의 금리인상 여부 등 여러 요인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팍스넷의 김철상 이사도 “현대사태가 시장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친 것은 7월말이었으며 8월초부터는 옵션 만기일에 따른 부담감이나 미국 증시의 반도체주 약세 등이 더 큰 악재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의 향방을 결정짓는 열쇠는 외국인이 쥐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우증권 투자정보부 조재훈 팀장은 “국내 기관들은 수익증권 판매가 늘지 않는데 환매는 돌아오는 등 여전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외국인이 어느 정도 매수에 동참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팍스넷 김이사는 “현대사태 해결 가능성에 대해 내국인보다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던 외국인의 경우 해결책이 가시화됨에 따라 매수의 폭을 넓힐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증시가 제한적이더라도 반등을 시도할 경우 실적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번주 안으로 각 기업의 반기 실적이 발표됨에 따라 기업의 내재가치에 따라 종목별 장세가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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