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대형 외국계은행 외환시장 교란

  • 입력 2000년 8월 11일 11시 08분


대형 외국계은행들이 외환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거래를 빈번히 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11일 외환시장에서 HSBC은행은 금융결제원(KFTC) 자금중개실 당일물(TODAY) 매수호가가 1,114.80에 있는 상황에서 1,114.50, 1,114.30에 이어 1,114.10까지 치고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자금중개(KMBC) 당일물 매수호가도 1,114.80에 깔려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금융결제원 당일물 저가를 낮추려는 의도적인 거래에 나선 것이다.

이에대해 HSBC은행 딜러는 거래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으나 시장 관계자들은 외국인주식순매수분을 낮은 가격으로 받은뒤 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팔기 위해 이러한 고의적인 저점 낮추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HSBC은행의 경우 외국인주식물량을 크게 받을때 마진을 높이기 위해 이러한 저점 낮추기 트릭을 종종 쓰곤 한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 거래가 위법이 아니기 때문에 제재할 방법은 없으나 대형 금융기관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이렇게 시장을 교란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시장교란행위는 지난 4일 익일물(TOM) 매도주문이 1,115.20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씨티은행이 1,116원을 두번이나 치면서 환율상승을 유도했던 때도 나타났었다.

당일 오전장에서 씨티은행이 1,115.30, 1,115,40에 이어 1,116원을 매수한 것은 오퍼공백에 따른 현상으로 인정될수도 있었으나 장마감을 1초 앞두고 1,115.20 매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1,116원을 치면서 환율상승을 유도했던 것은 비난받기에 충분했다.

한 딜러는 "대형 외국계은행들이 환이익 목표 달성에 쫓기는지 정상적인 거래행태를 벗어나는 일을 자주 저지르고 있다"면서 "이런 거래를 해프닝으로 여길수도 있겠지만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시장을 후진화시키는 행위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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