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고스톱에선 기자도 안 봐주던 선동렬

  • 입력 2000년 8월 8일 13시 45분


스포츠기자와 선수는 불가분의 관계다.

기자 입장에선 선수가 잘 돼야 쓸거리가 많고, 선수입장에선 기자와 가까워야 이름 한줄이라도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급스타는 기자가 밀착취재를 할 경우가 많다.

지난 90년 프로야구 해태와 빙그레(한화의 전신)의 한국시리즈 1차전 전날.

당시 스포츠지의 모기자는 선동렬이 1차전에서 해태의 선발로 출전하는가를 체크, 기사를 써야 했다.

평소 광주에 내려오면 숙소인 코리아나호텔에서 선동렬과 간단히 한잔을 하던 그 기자는 저녁을 우선 같이했다.

그리고 자기의 숙소에 선동렬과 함께 가 고스톱을 치기 시작했다. 선동렬이 밤 9시 무렵에 일어서면 내일 선발이 확실하고 자정까지 화투를 들고 있으면 경기에 나오지 않는다는게 경험상의 결론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선동렬이 고스톱계가 알아주는 고수라는 점.

기자도 한가닥 하는 화투지만 상대방의 패를 모두 읽고 치는 선동렬에게 당할 수는 없었다.

더욱이 파트너인 최동원은 마치 짜고치듯 선동렬이 원하는 패만 내주고….

결국 기자는 1시간만에 호주머니에 있던 30만원을 다 털렸고 선동렬은 밤 9시에 휘파람을 불면서 일어섰다.

기자는 기사 한건취재를 위해 30만원을 쓴 셈이었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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