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권순활/진념 장관과 '팀워크'

  • 입력 2000년 8월 7일 19시 09분


진념 신임 재정경제부장관은 ‘평생의 소원’을 이루었다. 구 경제기획원에 들어간 뒤 경제부총리가 되는 것이 관료로서의 가장 큰 꿈이었던 진장관으로서는 앞으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이 된다.

진장관이 이끄는 새 ‘경제팀’은 무엇보다 팀워크를 중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 각 부처간에 충분한 사전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건주의’로 각개약진하거나 여기에서 나오는 말과 저기에서 나오는 말이 너무 달라 시장을 혼란시키고 국민을 피곤하게 만든 일이 그동안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경제장관회의에서는 배석자들 앞에서 듣기 거북한 언쟁이 자주 벌어졌고 안건이 심의조차 되지 않은 적도 있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진장관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헌재 경제팀’의 팀워크 부재에는 당시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도 책임이 없지 않았다. 공적자금 조성 문제나 추경예산 문제와 관련해 재경부와 예산처 사이의 불협화음이 나오기도 했다. 진장관이 고시후배인 이장관과 상당히 불편한 사이라는 소문도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꼭 누구 책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진장관도 면책되기는 쉽지 않다.

‘이헌재 경제팀’과 비교해 ‘진념 경제팀’은 팀플레이를 펼치기에는 일단 문제가 적어보인다. 전윤철 기획예산처장관과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 이기호 대통령 경제수석, 안병엽 정보통신부장관 등이 기획원 선후배나 동향(호남)이라는 끈으로 연결돼 있다. 다른 측면에서 비판의 소지는 있지만 최소한 ‘자리의 영향력’과 ‘공무원 밥그릇’ 사이의 역전에 따른 마찰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새 경제팀의 팀워크도 결국은 각 장관, 특히 경제부총리가 될 진장관이 어떻게 처신할지에 달려 있다.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진념 경제팀’에서 만약에 국리민복이 아니라 부처 이기주의 차원의 불필요한 마찰까지 나온다면 진장관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 보인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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