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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8월 6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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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이 복구되면 지구상에서 가장 넓고 위험한 국경 노릇을 해 온 비무장지대(DMZ)를 관통하는 교통로가 생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치상태에서 실질적 교류로 나아간다는 화해 협력의 의미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도 대단할 것이다. 남북한이 각각 60% 이상의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어 동북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DMZ에 철도가 개통된다면 군사적 신뢰회복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경의선 복구를 위해서는 철로변의 지뢰제거 작업이 급선무이다. 현재 DMZ는 세계의 분쟁지역 중에서도 대인 대전차 지뢰가 가장 많이 매설된 곳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2억9000여만평에 이르는 DMZ에는 대략 100여만개의 지뢰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았다. 그 90% 정도가 6·25전쟁 전후에 매설된 것이라니 당시의 기록자료가 지금 어느 정도 유효할지도 미지수다. 이번에 지뢰제거 작업을 해야 할 대상지역은 철도가 직접 지나가는 7만3000평 정도에 불과하다.
대인지뢰를 비인간적 살상 무기로 규정한 국제 대인지뢰제거운동 단체도 DMZ를 문제지구로 선정, 지뢰제거를 촉구한 바 있다.
정부는 경의선 복구지역의 지뢰제거 및 철도기반 공사를 국군의 특수야전 공병부대에 맡길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의선이 끊어진 구간은 남북한 양쪽 모두 군사지역인 데다 지뢰제거 작업이 선결되어야 하기 때문에 북한도 군부대를 동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 군이 작업에 동원된다면 각자가 갖고 있는 지뢰매설기록을 함께 확인하고 제거를 위한 공동작업이 필수적이다. 특히 대전차 지뢰처럼 폭발력이 큰 것을 파내려면 상호 사전통보와 협의가 있어야 한다.
대치중인 양쪽 군대가 교류협력용 철도 복구를 위해 매설 지뢰를 제거하려는 공동작업에 나서면 세계 평화운동에도 한 이정표로 기록될 만하다. 남북한 당국은 이번의 지뢰 공동제거를 계기로 DMZ 주변에 집중된 화력을 함께 줄이거나 후방으로 분산 배치하는 문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경의선 철도 복구가 남북 군비축소의 첫 단추 역할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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