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속타는 이상민 "서장훈은 연봉킹됐는데 …"

  • 입력 2000년 8월 4일 18시 52분


'장훈이 만큼 줘요'
'장훈이 만큼 줘요'
프로농구 현대 이상민(28)과 SK 서장훈(26)은 친형제처럼 가깝다.

연세대 2년 선후배로 국가대표에 들어가면 언제나 룸메이트가 된다. 소속팀 등번호도 ‘11번’으로 똑같다. 지난 시즌에는 나란히 연봉 2억2000만원으로 공동 선두였다.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 통화를 하고 술자리도 함께 하던 이들이 요즘은 서로 통 연락이 없다고 한다. 다음 시즌 연봉을 둘러싼 자존심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서장훈은 국내 프로스포츠 최고 연봉인 3억3000만원으로 재계약했다. 반면 이상민은 동결을 제시한 구단에 맞서 사인을 거부, 한국농구연맹(KBL)에 연봉조정신청을 냈다. 이상민의 요구액은 서장훈과 같은 국내 최고 수준.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현대의 3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끈 공헌도를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상민의 눈높이만큼 연봉이 오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샐러리캡이라는 높은 벽이 그의 앞에 가로 막혀 있다. 이상민을 비롯, 조성원 추승균 등 주전 3명과 재계약을 매듭짓지 못한 현대는 샐러리캡 10억원에서 이들 몫으로 4억7800만원을 남겨 두고 있다. 이 금액은 3명 모두 동결되더라도 200만원을 초과한다.

그렇다고 이상민의 연봉을 올려주기 위해 다른 간판스타들을 트레이드하거나 연봉을 대폭 삭감할 수도 없는 노릇. 따라서 편법을 동원해 이면계약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단과 팽팽한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이상민은 이달 초부터 팀훈련에 합류했지만 공이 제대로 잡힐 리가 만무. 하루종일 휴대전화도 꺼둔 채 외부와의 접촉까지 피하고 있는 이상민의 답답함을 속 시원히 풀어줄 ‘솔로몬의 지혜’는 과연 무엇일까.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