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of the week]"Two Worlds"

  • 입력 2000년 8월 3일 17시 17분


▶ 클래식과 재즈의 만남

[Two Worlds]. 여기서 말하는 두 개의 세계란 과연 무엇이며, 그들이 만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앨범은 데이브 그루신(Dave Grusin)과 리 릿나워(Lee Ritenour)가 함께 만든 앨범(2000년 8월 발매 예정)이다. 데이브 그루신은 재즈피아니스트로 퓨전재즈와 크로스 오버 계열의 음악을 정착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고, 리 릿나워는 재즈기타리스트로 '캡틴 핑거'로 불릴 만큼 훌륭한 기타 실력을 자랑하는 인물이다. 이 둘의 음악세계가 낳은 재즈와 클래식의 크로스 오버 [Two Worlds].

과거부터 재즈 연주자들의 클래식 연주는 종종 있어왔다. 재즈 피아니스트 키스 쟈렛(Keith Jarrett)이나, 바비 맥퍼린(Bobby Mcferrin), 그리고 클래식 연주자들과 잦은 협연을 갖는 끌로드 볼링(Claude Bolling) 등이 대표적인데, 음악인들에게 재즈와 클래식은 유사성이 많은 음악 장르인 듯하다. 이런 흐름으로 볼 때, [Two Worlds]가 보여주는 두 장르의 접목이 그다지 신선하거나 새로운 시도는 아니지만 과거의 어느 것들 보다도 새롭고 다양한 곡들이 수록돼 있으며, 또 클래식 성악가, 바이올리니스트 등이 참여하여 그 느낌을 다르게 만든다.

앨범 타이틀과 연주인들의 이름으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이미 재즈계에서는 엄청난 연주실력으로 정평이 나있는 두 연주인이 각자의 세계를 조금씩 묻으면서 하나의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피크를 사용하지 않고 기타를 연주한 리 릿나워와 피아니스트이자 이 앨범의 편곡을 담당했던 데이브 그루신, 두 연주인의 음악세계와 함께 재즈와 클래식이라는 음악적 측면의 'Two Worlds'를 만나보자.

총 13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첫번째 곡은 바흐의 4개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1악장을 오케스트라, 피아노, 기타로 편곡한 곡으로 이 앨범에서 가장 클래시컬하다. 이밖에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버지에게 헌정하는 엘리자(Elegia)(비가)가 네번째, 이 앨범을 위해 최초로 쓰여진 릿나워의 전주곡 라그리마(Lagrima)(눈물)가 여섯번째, 그리고 클래식 기타의 레퍼토리 중 하나인 콤포스텔라나 모음곡 중 쿠나(Cuna)가 아홉번째 곡으로 수록됐다. 또 그루신이 릿나워를 위해 쓴 칸토 인비에르노(Canto Invierno)(무언가)도 열두번째 곡으로 실려 있어서 그들의 25년 우정을 실감하게 한다.

[Two Worlds]가 다른 재즈-클래식 크로스 오버 앨범과 다른 큰 차이점은 기라성 같은 클래식 연주자 네 명의 참여로 두드러지는데, 이들은 서정적인 곡들을 빛나게 하고 새로운 느낌의 곡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Renee Fleming), 독일 그라모폰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Gil Shaham), 첼리스트 줄리안 로이드 웨버(Julian Lloyd Webber), 그리고 플루티스트 제임스 워커(James Walker)가 함께 연주함으로써 클래식이면서도 재지한 분위를 한껏 연출하고 있다.

이 앨범의 두 주인공은 오리지널 클래식 음악에 대해 극도의 존경을 표하거나 그렇다고 무모하게 전혀 다른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타와 피아노의 선율이 전통적인 클래식 연주곡들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혀 주어서 클래식을 보다 세련되게 만들고 있다.

그밖에 특이한 점은 [Two Worlds]가 DECCA에서 녹음됐다는 사실. 원래 클래식 전문 레이블인 DECCA에서 이 앨범을 녹음했다는 것은 재즈 연주인들에게는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악의 크로스 오버가 계속되는 가운데, 레이블의 크로스 오버가 창조하는 새로운 느낌도 즐겨보자.

Dave Grusin과 Lee Ritenour는 8월 4일 앨범소개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간단한 기자회견과 방송출연 계획이 잡혀 있는데, 한국에서도 머지않아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대한다.

김효정 coolyang@tubemusic.com

기사제공 : 튜브뮤직 www.tubemusic.com

Copyright Media Laboratory Co., Ltd. All Rights Reserved.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