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차익거래 잔고, 지수상승 발목 잡을까

  • 입력 2000년 8월 3일 10시 54분


지수가 반등을 시도하는 가운데 차익거래 잔고에 대한 매물 부담이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차익거래 잔고가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매수잔고가 1조원을 상회한 것은 작년 11월과 올 1월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차익거래 잔고는 지난 1월12일 1조43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 6월15일에는 1000억원을 밑돌기도 했으나 불과 1개월 여만에 1조원대로 불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달 14일 이후 차익거래 매수잔고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는 종합주가지수가 850포인트까지 반등했다가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고 현대그룹 사태 등 불안요인이 한꺼번에 분출되면서 하락하기 시작한 때이다.

따라서 시장의 불확실성과 현물시장의 급락이 차익거래 매수잔고의 급격한 증가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과연 1조원을 넘는 차익거래 잔고는 지수상승의 걸림돌이 될까.

과거의 사례를 보면 차익거래 잔고는 지수향방에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차익거래 잔고의 증감이 지수와 동행하기도 하고 역행하기도해 일관된 상관 관계를 도출하기 힘들다.

매수차익거래의 증가는 현물과 선물의 베이시스 차이에서 발생, 베이시스의 차이는 장세 전망과 밀접하게 관계돼 있기 때문이다.

향후 시장전망이 긍정적일 경우 선물이 강세를 보이며 현물상승을 견인, 차익거래 매물을 소화하며 지수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작년 11월).

반면 증시전망이 불투명할 경우에는 차익거래 잔고로 인한 매물부담으로 지수가 하락하는 경우도 있다(지난 1월).

이번 차익거래 잔고는 증시에 비우호적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지수반등에도 불구,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수세가 부진하고 투신권 등 기관의 매수여력이 크기 않아 시장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합주가지수가 반등을 시도할 때마다 차익거래 잔고는 매물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또 차익거래 매물 출회시 수급악화와 거래량 부진 등으로 지수하락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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