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팀배팅 달인 현대 이명수 "필요할땐 꼭 친다"

  • 입력 2000년 8월 2일 18시 25분


발? 안 빠른편이다. 수비? 고질적인 허리부상 때문에…. 나이? 34세면 야구선수론 '한물갔다'고 봐도 된다.

그렇다면 매일 경기출전이 가능한 주전선수일까? 그것도 아니다.89년 프로입단이래 11시즌 동안 단 한번도 전경기 출전을 해본 적이 없다.93년 OB(현 두산)에서 119경기에 나간게 최다출전.

하지만 현대 이명수는 어디를 가든 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선수다.팀배팅에 관한한 국내에서 그를 따라갈 타자는 아무도 없다.누상에 주자가 있을때와 없을 때의 타격이 다 틀리다.어디로 쳐야 안타가 되고 공을 어디로 굴려야 병살타가 안되는 지 정확하게 짚고, 자유자재로 타구를 만들어 낸다.

찬스에도 강해 '영양가'로 따지자면 팀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기록을 한번 보자.

54경기에 출전해 타율이 0.386(140타수 54안타)에 달한다.지속적인 경기출전이 안되기 때문에 규정타석엔 미달.홈런은 4개지만 타점이 33개로 현대의 1위 질주에 '짭짤한 몫'을 해냈다.

지난달 27일 수원 롯데전에선 한경기 최다타점 타이기록까지 세웠다.3회 만루홈런,4회 3점홈런,6회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혼자 무려 8타점.

1일 광주 해태전에서도 8회 대타로 나서 2점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올시즌 활약에 대해 "노친네가 용한번 써 보는 것"이라며 농을 던진다.

사실 이명수에겐 올해가 선수생활의 최대 고비다.2루수 자리를 후배 박종호에게 빼앗기고 제 포지션이 없어졌다.고질적인 허리부상에다 순발력은 떨어지고….상대투수의 유형에 따라 이숭용과 함께 번갈아 1루를 보는 신세가 됐다.하지만 1루는 힘좋은 용병의 포지션이다.내년이면 '반쪽자리' 1루 자리도 위태롭다.

하지만 그의 뛰어난 팀배팅 능력을 봤을 때 전문대타로도 성공가능성은 높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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