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코스닥 상승추세 전환 아직 일러"

  • 입력 2000년 7월 31일 16시 53분


코스닥지수가 전저점에서 상승세로 반전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지수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문이다.

31일 코스닥시장에서 장중 110.70까지 밀렸던 코스닥지수는 이후 낙폭이 줄어들며 후장들어 반등을 시도, 결국 전날보다 1.35포인트 오른 115.80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110.70은 지난 5월24일 장중 기록했던 전저점 110.25과 거의 비슷한 수준.

그러나 증권업계의 코스닥 시황 담당자들은 이날의 코스닥시장이 반등을 시도했다기 보다는 추가하락을 멈춰선 데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추세가 반전됐다고 보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우선 외국인과 기관이 아직 코스닥시장에서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첫번째 이유다.이날 외국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 38억원의 소폭 순매도를 기록했다.기관들은 차익실현을 위해 인피트론 등 등록된 지 얼마되지 않은 신규등록 종목을 집중 매도, 역시 10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증시의 양대축인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관망세를 유지한 것이다. 다만 개인투자자들만 유일하게 코스닥에서 44억원의 순매수를 유지했다.

이날 코스닥지수의 상승이 주로 그동안 낙폭이 컸던 인터넷 관련주들이 상승을 주도했을 뿐 오름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은 것이 두번째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이날 코스닥지수는 올랐지만 상승 종목은 모두 231개(상한종목 65개 포함)로 하락종목 302개(하한 39개 포함)보다 오히려 적었다.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코스닥지수가 추가 조정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으로 주목된다.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은 이날 1억9,536만9,000여주로 1억8,579만6,000여주가 거래됐던 지난 7일

이후 최소치를 나타냈다.거래대금 역시 1조9,712억여원으로 2조원을 하회했다.

이와함께 지수의 중장기 추세를 나타내는 이동평균선이 수일째 하락추세를 보이는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해준다. 코스닥지수의 이동평균선은 5일 이동선(116.86)을 비롯, 10일 이동선(120.81)-20일 이동선(131.47)-60일 이동선(144.29)-120일 이동선(187.21)순으로 역배열 상황이다. 추세선 끝이 밑으로 향하고 있어 그만큼 중장기 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락속도가 급격히 둔화되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대신증권 투자전략실의 정윤제 수석연구원은 "한통프리텔 등 지수 관련 대형주들의 주가가 상승해야 반등이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패턴이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수가 바닥을 확인하고 상승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거래량이 증가하며, 지수 관련 대형주들이 상승하는 등의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따라서 일시적인 반등에 고무되기보다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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