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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27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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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외무장관 회담은 또 남북한이 대등한 국제사회의 일원임을 확인하고 한반도가 1민족 2국가 체제로 공식 돌입했음을 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화해와 협력으로 남북연합을 추구하는 1민족 2국가 체제는 바로 우리가 주장하는 남북한 통일의 첫 단계다.
국제사회에서 남북한이 외교적으로 공조해야 할 일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예를 들어 당장 올 9월 유엔총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북한이 함께 ‘6·15남북공동선언’이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보장케 하는 공동 결의안을 제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남북한이 상주 공관을 두고 있는 지역에서는 필요에 따라 외교협의 채널을 가동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한 외교공조는 한반도 주변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강은 남북한에 각자 미묘한 이해관계를 설정해 놓고 나름대로의 영향력 행사를 도모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는 남북한간의 외교적 이해 상충도 큰 변수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이제 남북한이 외교공조를 하게 되면 그같은 미묘하고 복잡한 역학관계의 형태가 변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한반도 문제나 동북아 정세 전반에 남북한이 함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영역과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 외교공조는 북한이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 할수록 더욱 그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정부가 아태경제협력체(APEC)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에 북한이 가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북한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가입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특히 ARF는 20여개국이 가입해 있는 정치 안보기구다. 회원국들이 스스로 매년 안보전망보고서를 내고 안보의 투명성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가입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도움을 줄 것이 분명하다.
남북한 외교공조가 ‘6·15선언’을 이행하고 실천하는 또 다른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양측 외교당국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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