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 너마저…" 증시 한숨 ‘푹푹’

  • 입력 2000년 7월 19일 18시 43분


마지막 보루로 간주되던 외국인들마저 주식을 내던지면서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급락하고 있다. 7월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는 한낱 희망사항 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장탄식도 터져나왔다. 19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15포인트가량 급락하면서 797로 마감,3주일여만에 8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시장은 장중 투매양상도 펼쳐지면서 6%가까이 폭락했다.

▼ "외국인,너희들 마저…" =외국인들의 매도 충격이 의외로 컸다. 외국인들은 이날 현물시장에서 317억원어치를,선물시장에선 9월물선물 2847계약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이 선물·현물시장에서 동시에 순매도로 나옴으로써 매매패턴의 기조가 바뀌는게 아니냐 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교보증권 김승익투자전략팀장은 작년 10월에도 외국인들이 선현물시장에서 순매수포지션을 취하면서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고 말했다. 즉 이번엔 하락추세 의 전조로 투자자들이 인식했다는 것.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갑작스런 순매도 반전에 대해 △엔화약세에 따른 원화약세 가능성(환차손 우려) △동남아 환율불안의 전이 가능성 △미국 뮤추얼펀드 수탁고 감소에 따른 환매자금 마련 △모건스탠리증권의 한국투자비중 축소 권고 △메릴린치 증권의 반도체업종 투자의견 하향조정에 따른 삼성전자 매도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이 기조적으로 매도쪽으로 선회한 것인지 여부는 며칠 더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호재엔 둔감,악재엔 민감=미국 나스닥시장이 4일연속 상승세를 탈 때 무덤덤한 반응을 보인던 국내 주식시장이 이날 새벽 나스닥의 급락소식엔 호들갑을 떨 정도로 민감하게 대응했다. 그만큼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반증.

SK투신운용 장동헌주식운용본부장은 투자자들이 금융안정대책에 한껏 고무됐다가 정작 실행단계에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접고 실망매물을 던지고 있다 고 설명했다.

리젠트자산운용 김석규상무는 회사채펀드 및 비과세펀드 가동→자금시장 안정→투신권 자금유입→주가상승의 선순환을 기대했다가 국회공전 및 금융권의 비협조 소식에 서둘러 증시를 빠져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할말을 잃은 상태.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수석연구원은 이동평균선이 완전히 역배열상태에 놓여 당분간 약세장이 우려된다 며 지지선을 설정하기 어려운 상황 이라고 털어놨다.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나=800선이 무너진 거래소시장은 760∼780선을 지지선으로 설정하는 분위기. 정부가 회사채펀드 등 예정됐던 금융시장 안정대책의 실행을 채근할 것으로 보여 큰폭의 추가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것.

마이애셋 기온창이사는 그나마 은행 건설 등 저가대형주가 받쳐주면서 낙폭이 좁혀졌다 며 이들 저가대형주가 살아나면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고 진단했다.

교보증권 김팀장은 고점 대비 10% 떨어진 상황에서 추격매도에 나설 필요는 없다 며 기술적 반등 시점을 노려 현금비중을 확대할 것 을 권고했다. 또 당분간 매도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 기관 및 외국인선호 대형주는 피하고,대신 실적우량 중소형주를 단기매매할 것을 조언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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