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손절매로 달러화 1,112원대로 하락

  • 입력 2000년 7월 19일 17시 53분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 전환 영향으로 1,114원대로 강보합세를 보이던 달러화가 시장 잉여물량이 출회되면서 1,112원대의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특히 시장포지션이 다소 잉여인 상황에서 자산관리공사 부실자산 매각 관련 달러공급(1억5,000만달러), 주식투자자금, 건설 등 업체들의 매도 등에 따라 공급량이 일시에 몰리자 손절매도(stop loss sale)까지 촉발되는 기현상을 보였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익일물)는 1,113.6원에 출발해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전환 영향에 따라 장중 1,114.2원까지 오르며 오전장 1,113원대 후반의 강보합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후장 들어 정부 개입에 기대 롱플레이를 펼치던 세력들이 정부 개입이 소극적인 가운데 업체 매물 등 대기매물이 출회되자 롱처분에 나서면서 달러화는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특히 장 막판 무렵 일시 매물집중에 따라 손절매로 1,111.7원까지 떨어졌다가 1,112.2원에 마감했다.

딜러들은 향후 장세에 대해 △ 외국인 주식 순매도 지속 여부 △ 월말 무역수지 흑자 규모 △ SK텔레콤 등 외국인 직접투자 △ 정부의 개입 강도 및 공기업 매수세 등을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 여름 휴가철을 맞아 외국인들의 순매수나 순매도 규모가 축소되고 △ 7월중 무역수지 흑자의 10억달러 이하로 줄을 것이며 △ SK텔레콤 등의 외자유치건은 정부가 시장영향이 없도록 외환보유액 확충으로 전환시킬 것으로 예상해 공급측면의 시장영향력은 예상보다는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수요측면에서도 △ 정부의 1,110원 사수를 위한 개입 강도가 월말 네고장세 진입에 따라 점차 세지고 △ 여름 휴가철 국민들의 해외여행 폭주 등에 따라 달러수요가 늘어나 하락폭을 제한하거나 일시 상승세를 이끌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이러한 수급 양측면에서 딜러들은 달러화는 여전히 1,110원대를 저점으로 한 횡보장세 또는 레인지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단기적으로는 1,110∼1,115원대의 거래를 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정부가 1,110원대를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오늘 정부 개입이 소극적인 수준에 머물렀으나 월말 무역흑자 규모 축소와 여름 휴가철이라는 계절성을 감안할 때 정부의 힘은 더욱 강력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의 딜러도 “정부의 지지선 구축에 대한 강도 높은 개입이 예상돼 하락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러나 자본유입(capital inflow)이라는 의외의 변수가 상존해 있어 누적에 따른 물량부담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거래량은 금융결제원에서 현물환 12억7,880만달러, 스왑 5억2,050만달러 거래됐고, 한국자금중개에서는 현물환 12억1,150만달러, 스왑 5억7,220만달러 체결됐다. 내일 달러/원 기준환율은 1,113.3원에 고시된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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