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증시 왜 이러나- 급락원인 진단

  • 입력 2000년 7월 19일 14시 30분


증시의 국내외 악재 요인들이 한꺼번에 분출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19일 증시는 개장 직후부터 급락세를 보여 종합주가지수가 2시현재 전날종가대비 21.52포인트나 빠진 790.81을 기록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60일 이동평균선이 걸려있는 770포인트정도에서 하락세가 멈출 것으로 기대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시장도 전날보다 8.38포인트 떨어진 124.34를 기록하고 있다.

주가가 이처럼 급락한 데는 국내외 요인이 복합적인 작용을 하고 있으나 무엇보다 정부정책의 난맥상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발표만 요란하고 진전되는 것은 없다는 점이 시장 참여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를 소화하기위한 채권펀드 조성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곧 시판 예정인 주식형 사모펀드에 의결권을 부여하는지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않고 있는 점이 시장을 실망시키고 있다.

증시에 M&A관련주 열풍을 불어넣었던 주식형 사모펀드가 적대적 M&A에 활용될지 모르게 됐고 비과세 펀드의 과세 여부도 논란이 되면서 금융시장 안정대책은 발표한지 한달도 채 안돼 누더기가 되어가는 지경.

한화증권 박시진 팀장은 "시장대책이 효과를 발휘 못하면서 증시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관건으로 꼽히던 투신권으로의 자금 유입이 힘들 것으로 전망돼 증시의 조정폭이 상상외로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조정 폭 확대에 불은 붙인 것은 해외에서 왔다.

미국 메릴린치 증권이 반도체업종에 대해 '비중 축소'의견을 내자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주를 대거 매도하면서 삼성전자주가 1만3,000원이나 떨어진 것이 종합주가지수를 급락시킨 촉매제가 됐다.

외국인들이 이날 삼성전자주를 17만주나 순매도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순매도 규모가 500억원을 약간 넘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는 큰 충격을 줬다.

메릴린치의 보고서와 함께 동남아시장의 외환 위기 확산 가능성도 시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의 금융시장 불안이 당장은 우리에 큰 영향을 주지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수출 비중등을 고려할 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아시아시장 전체를 다시 냉각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리젠트자산운용 김석규 이사는 "주도주나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정이 진행되는 와중에 해외요인에 기인한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이 하락폭을 크게했다"며 "일단 60일 이동평균선이 있는 770선까지는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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