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물 장사든 도메인 투기든 너도나도 따라하기 전에 얼른 해치워야 돈을 챙긴다. 국제인터넷도메인관리기구(ICANN)와 유엔 산하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는 유명인이나 잘 알려진 회사명은 포괄적 상표권에 속하므로 이러한 이름이 들어간 도메인 선점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작년 12월 출범한 WIPO 도메인분쟁 중재센터는 지금까지 340건 이상을 간단한 인터넷 소송절차를 통해 정당한 권리를 가진 쪽에 되돌려줬다.
▷한국에서 열리는 2002년 월드컵도 잽싸게 가로챈 사냥꾼이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최근 이 중재센터를 통해 worldcup2002.com을 돌려 받았다. 미국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도 juliaroberts.com을 되찾았다. 도메인 분쟁은포화상태에 이른 닷컴(.com)을 두고 벌어진다. ICANN은 16일 이사회에서 .banc(은행) .union(노동조합) .travel(여행사) .shop(가게) 등을 신설해 도메인 공급을 늘리기로 결의했다.
▷그런데 문제가 단순하지 않다. 예를 들면 세계 최대의 사이버 책방인 아마존닷컴을 흉내내 아마존닷숍(amazon.shop)을 누가 등록하려고 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새 도메인으로 인한 소송이 봇물을 이룰 수도 있다. ICANN도 닷컴 기업들에게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닷숍 닷뱅크 등 새로운 도메인으로 등록신청을 해놓으라고 권유한다. 사이버 세계에서는 빛의 속도로 날고 뛰는 자들이 많다보니 규제가 새로운 현상을 쫓아가기 힘겹다.
<황호택논설위원> hthwa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