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홀로코스트 첫 폭로 前폴란드 외교관 카르스키 사망

  • 입력 2000년 7월 16일 19시 20분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참상을 처음으로 폭로한 전직 폴란드 외교관 얀 카르스키가 심장질환으로 14일 숨졌다. 향년 86세.

폴란드 언론들은 이날 카르스키가 심장 및 신장 질환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이던 미국 조지타운대 부속병원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리오 J 오도노번 조지타운대 총장은 “카르스키는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처음으로 생생히 전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1914년 폴란드 로지시에서 태어난 카르스키는 35년부터 폴란드 외교관으로 복무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포병장교로 나치와 소련에 대항했다.

42년 나치 친위대로 위장해 폴란드의 이즈비차 수용소 등 강제수용소에 침투한 카르스키는 이곳에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목격한 뒤 영국 미국 등 서방 지도자들에게 이 사실을 폭로했다.

종전 뒤 폴란드에 수립된 공산정권이 망명정부 활동가들을 탄압하자 카르스키는 50년대 미국으로 이민, 조지타운대에서 40여년간 국제정치학을 가르쳤다.

카르스키는 94년 자신의 폴란드 망명정부 활동, 나치의 유대인 학살만행 등을 서술한‘비밀국가 이야기’를 펴냈다.

〈바르샤바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