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최용수 정광민 맹활약…안양, 대전잡고 6연승

  • 입력 2000년 7월 6일 00시 00분


‘팬들의 눈은 세계수준. 하지만 한국 프로축구의 수준은….’

한국축구는 98프랑스월드컵이 끝난 뒤 한단계 도약했다. 거칠기만 했던 선수들의 플레이가 세련미를 더하며 관중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하는 대성황을 이뤘다.

‘작은 월드컵’으로 불리는 유로2000이 열리기 전 프로축구 관계자들은 또 한번의 중흥을 기대했다.

하지만 유로2000이 끝난 뒤 2000삼성디지털 K리그가 처음 열린 5일 프로축구 관계자들은 뜻밖의 상황에 당황했다. 이날 프로연맹이 발표한 관중수는 전국 5개 구장에서 5만1000여명으로 경기당 평균 1만여명에 불과했기 때문. 유로2000을 통해 눈높이를 한껏 높인 축구팬들이 국내 프로축구에 시큰둥해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날 벌어진 프로축구는 근래 보기 드문 알찬 경기였다. 가장 박진감 넘친 경기는 대전한밭운동장에서 열린 대전 시티즌과 안양 LG전. 올림픽대표팀의 주축인 이관우(대전)와 이영표(안양)가 각각 팀의 중원을 책임진 탓인지 문전 플레이가 세밀해졌고 정교한 패스로 끊임없이 양 팀 문전을 위협했다. 대전의 선취골 이후 안양이 연속골을 성공시키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것도 팬들의 눈길을 끝까지 붙잡았다.

이날 승리로 최근 6연승을 거둔 안양은 안드레의 게임리딩이 갈수록 완숙해지고 최용수-정광민 투톱이 농익은 기량을 과시해 당분간 단독 선두를 놓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다만 이날 경기의 옥의 티라면 골프장의 러프를 연상시킬 정도로 무성하게 자란 그라운드 잔디상태와 거친 백태클을 못본 체 넘어가는 심판들의 판정.

이날 각 팀의 골잡이들은 무려 15골(경기당 평균 3골)을 터뜨려 한여름 더위에 지친 축구팬들의 짜증을 단숨에 날렸다. 지금까지 개인상과는 인연이 없었던 김도훈(전북 현대)은 이날 5경기 연속골 행진을 이어가며 9골로 득점 단독 선두에 나섰다. 또 오빠 부대의 우상인 안정환(부산 아이콘스) 이동국(포항 스틸러스) 최용수(안양)도 각각 8호, 2호, 5호골을 터뜨리며 본격적인 득점경쟁을 예고했다.

<김상호·배극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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