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삼풍사고 '기적의 주인공' 최명석씨

  • 입력 2000년 6월 28일 19시 18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 11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출됐던 최명석(崔明錫·25)씨는 28일 LG건설이 경기 용인시 수지읍에 짓고 있는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건축설비 기사로 구슬땀을 쏟고 있었다.

사고 당시 최씨는 지하 1층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매몰된 후 종이상자를 뜯어먹고 빗물을 마시며 230여 시간의 사투를 벌였고, 그 뒤 병역특례 제의도 마다하고 97년 11월 해병대에 자원 입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6시 퇴근할 때까지 수도, 난방, 배관이 제 위치에 놓였는지를 확인하는 것.

그는 “삼풍 사고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완벽 시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실이 힘들게 느껴지고 나태해질 때면 사고 당시 돌아가신 분들을 대신해서 사는 만큼 성실하게 살자는 생각으로 자신을 추스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더 이상 나를 삼풍 사고 때 살아남은 사람으로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그러나 그 사고는 부실시공이 가져오는 재앙을 알려주는 사건으로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삼풍백화점 부지에 초고층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는 것에 대해 “아파트 짓는 것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추모탑 정도는 세워 역사적 교훈을 남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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