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2010년 첨단상품]감시 카메라

  • 입력 2000년 6월 27일 19시 36분


아무리 솜씨가 좋은 도둑이라도 범행장소를 사전 답사할 때 어떤 식으로든 자취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만약 우연히 경찰관이 그 근처에 있다가 그 도둑을 발견한다면, 걸음걸이의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수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감시 카메라도 같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비저닉스(Visionics)가 개발한 감시 카메라는 내장된 프로세서로 인간의 행동을 감시할 수 있다. 이 카메라는 한 장소에서 너무 오랫동안 서성이는 사람을 인식할 수 있으며, 시간 간격을 두고 자꾸 카메라의 감시범위 안에 등장하는 사람의 얼굴도 알아볼 수 있다. 심지어는 사람의 몸짓을 분석해서 수상한 점이 발견되는 경우 경보를 울리는 기능까지도 갖추고 있다.

비저닉스의 조셉 애틱 사장은 “사람이 뭔가를 분석할 의도로 건물을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몸의 자세와 근육의 움직임이 변화한다”면서 이 감시 카메라는 그 변화를 잡아낸다고 설명했다.

애틱 사장의 카메라는 또한 수상한 사람을 감시하는 것 외에 가족의 얼굴을 인식하고 그들에게 문을 열어주는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사람의 얼굴에 떠오르는 미소나 미간을 찌푸린 표정 등을 통해 사람의 감정을 측정하는 프로그램도 현재 개발 중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인간의 행동을 구분할 수 있는 기계를 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범죄학자이며 많은 찬사를 받은 책 ‘깨진 유리창 고치기’의 저자인 조지 켈링 같은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기계에 대해 의심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켈링은 “이런 기계들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반사회적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home/20000611mag-camera.html)

<연국희기자> ykook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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