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코스닥강세 언제까지 이어질까.

  • 입력 2000년 6월 21일 17시 40분


코스닥 시장이 힘을 얻고 있다.

거래소 시장이 선물시장 상황에 따라 등락을 보이며 출렁거리는 가운데 코스닥은 투자심리 호전과 미국 나스닥 시장의 상승세에 힘입어 21일 전날대비 5.89포인트 오른 152.01로 마감됐다.

코스닥 시장의 중심축도 주변주에서 대형주로 옮겨가고 있다. 이제까지는 수급 상황이 좋은 TMT(텔레콤,미디어,테크놀러지)관련 단순 재료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지수 영향력이 큰 대형주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코스닥의 강세는 미국 나스닥의 강세에 힘입은 바 크다.

미국의 경우 경기 둔화 조짐이 보이면서 전통적인 굴뚝주가 약세를 보이고 상대적으로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첨단기술주에 관심이 돌려지면서 나스닥지수가 20일 4,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이에 영향받아 한국 증시에서도 외국인들이 코스닥의 첨단기술주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적으로도 금융시장 안정대책 이후 제한적으로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거래소보다는 코스닥에 돈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원은 "코스닥의 경우 최근 매도세력이 별로 없고 외국인투자자들이 들어올 가능성도 커져 상승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내달부터 주식형 사모펀드가 허용돼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되는 점도 코스닥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M&A가 코스닥의 인터넷 관련주나 통신주를 중심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영증권 노근창 코스닥팀장은 "시가총액이 크지않고 대주주 지분율이 낮으며 시장 점유율이 큰 코스닥 기업들이 적대적 M&A의 주 대상으로 꼽히고 있어 기업 사냥과 경영권 방어 노력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코스닥이 달구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신이 이날 내놓은 M&A수혜종목에도 다음, 한글과 컴퓨터,한통하이텔등 대다수 코스닥기업이 포함되어 있다.

신영증권 노팀장은 코스닥지수가 170선까지는 상승 기조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 손연구원은 코스닥의 주도 예상군으로 자네트시스템, KMW,코리아링크등 네트워크 업체와 주성엔지니어링, 아토, 원익등 반도체 관련주, 다음,새롬기술, 한통프리텔등 업종대표주를 꼽았다.

손연구원은 3,000억원에 달하는 신규등록 물량 수급에 부담을 주고있지만 일단 장이 강세로 돌아서면 수급 문제는 자연스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스닥의 상승세가 추세화하기에는 아직 복병이 많은 것도 사실.

지난4월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현안으로 등장한 이후 코스닥과 거래소와의 동조화 정도가 커져 자금시장의 경색이 정부 대책에도 불구,악화될 경우 코스닥도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 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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