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LA '천하' 오닐 '제일'…만장일치 MVP

  • 입력 2000년 6월 20일 19시 00분


2m16, 150㎏의 집채만한 거구도 솟구쳐 오르는 벅찬 감격은 억누를 수 없었다.

우승을 축하하는 형형색색의 색종이가 흩날리는 가운데 그의 눈가에는 어느새 이슬이 맺혔다.

LA 레이커스의 ‘슈퍼맨’ 샤킬 오닐(28). 20일 전세계 농구팬의 시선은 온통 오닐에게 쏠렸다. 뜨거운 관심에 화답이라도 하듯 오닐은 LA레이커스를 12년 만에 다시 왕좌에 앉혔다. 파이널 최우수선수(MVP)도 당연히 만장일치로 오닐의 차지였다. 윌리스 리드(70년)와 마이클 조던(96, 98년)에 이어 미국프로농구(NBA) 사상 4번째로 모든 MVP타이틀을 휩쓴 ‘트리플 크라운’의 영예를 안았다.

소년 시절 경찰서를 들락거린 문제아. 그러나 그는 직업군인인 아버지의 설득으로 겨우 마음을 돌렸고 어두운 뒷골목에서 빠져나와 농구공을 잡았다. 엄청난 체구만큼이나 기량이 일취월장했고 9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영예를 안고 NBA에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8년 세월이 흘러 오닐은 마침내 챔피언 반지와 함께 위대한 스타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영광의 자리에 설 때까지 무관의 나날은 길고 지루했다. 올랜도 매직에서 3시즌을 뛴 오닐은 96년 7월18일 LA레이커스로 이적했다. 7년 계약에 1억2000만달러의 조건. 우승을 향한 일념으로 팀을 골랐다. 하지만 타고난 끼는 어쩔 수 없었던지 연예계의 메카 LA에서 랩 앨범 취입, 영화 출연 등에 곁눈질했다. 연봉 외에 광고수입 등이 쏟아지면서 올해 초에는 한 주간지가 선정한 ‘최고 갑부’랭킹에서 35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남부럽지 않을 만큼의 부를 축적했지만 오닐의 마음 한 구석은 늘 허전했다. 농구 인생 최고의 목표인 우승트로피를 안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프로 데뷔 8시즌째인 올해 오닐은 절정기를 활짝 꽃피웠다. 정규리그에서 팀을 최고 승률로 이끌었다. 정규리그 득점왕과 MVP, 올스타전 MVP도 모두 그의 몫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위력을 떨쳤고 파이널에서도 전혀 지칠 줄 몰랐다.

이제 오닐은 50년대 조지 마이칸, 70년대 윌트 챔벌린, 80년대 압둘 자바 등 한 시대를 풍미한 LA레이커스의 명센터 계보에 이름을 새겼다. 새천년 NBA 코트가 천하통일을 이룬 오닐의 손바닥 위에라도 들어간 듯 하다.

<김종석기자·로스앤젤레스외신종합>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