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Technology]스톡옵션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 입력 2000년 6월 15일 19시 41분


미국 기업 중에서 가장 많은 이윤을 올리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시스템스는 올해 벌어들인 돈에 대한 연방 소득세를 한 푼도 물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주주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보고한 두 기업이 어떻게 세금을 물지 않을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모두 종업원에 대한 스톡옵션이라는 놀라운 제도 덕분이다.

스톡옵션은 지난 10년 동안 많은 미국인들을 상상도 하지 못했던 거부로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스톡옵션이 이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회사들에도 엄청난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우선 세금문제를 살펴보자. 미국 국세청의 규칙에 따라 기업의 직원들은 스톡옵션을 통해 거둬들인 수입이 서류상의 이익에 불과할 때에도 일단 그 소득에 대해 보통 때와 똑같은 소득세를 낸다. 그리고 기업은 직원들이 거둬들인 수입에 해당하는 세금감면을 받는다. 따라서 주식값이 오르고 많은 직원들이 소유주식을 현금으로 바꾸게 되면, 기업이 내야 할 세금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때로는 기업이 물어야 하는 세금이 모두 감면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것은 연방정부가 세금을 적게 거둬들인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세금을 내야하는 책임이 기업에서 개인으로 옮겨진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그리고 개인들은 세금의 액수가 자신들의 소득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기꺼이 세금을 낸다.

올 회계연도 첫 9개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114억 달러의 수입에 대해 스톡옵션과 관련된 세금감면을 받았고, 덕분에 세금 4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주들에게 보고한 세전 소득은 106억 달러였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반면, 직원들은 114억 달러의 소득에 대해 보통 세율로 세금을 내야한다.

스톡옵션이 기업에게 가져다주는 이익은 이외에도 더 있다.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들이 소유주식을 통해 부자가 되고 싶어하기 때문에 현금으로 된 보상을 덜 요구하게 되고, 덕분에 기업의 노동비용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노동비용이 낮아지면 그만큼 세금도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스톡옵션이 온통 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일단 주식값 상승이 멈추면 스톡옵션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이 기대고 있는 공식이 바뀔 것이다. 즉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덜 선호하게 되고, 따라서 기업의 세금액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직원들이 현금으로 된 보상을 더 많이 요구하게 되면 기업의 노동비용도 늘어날 것이다.

한편 기업들은 직원들을 달래기 위해 더 많은 스톡옵션을 내놓을 것이다. 정부에 의한 분할명령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을 때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값은 폭락했다. 이후 이 회사는 가치가 없어진 지난해 발행의 주식들을 보충하기 위해 4월 19억 달러 상당의 새로운 스톡옵션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렇게 스톡옵션이 늘어날수록 주식의 가치는 떨어진다.

스톡옵션에는 커다란 비용이 수반된다. 기업이 직원들에게 나눠준 주식을 훨씬 낮은 가격으로 다시 사들여야 한다는 것도 비용유발요인 중의 하나다. 만약 기업이 주식을 다시 사들이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그 회사의 주식이 너무 많아져서 주식 1주당 기업의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물론 스톡옵션 제도는 아직도 많은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스톡옵션을 더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한 비용이 매우 높다. 미국은 지금까지 스톡옵션과 관련된 비용을 과소평가해왔다. 그 결과 사람들이 스톡옵션 제도에 중독 되는 현상을 보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http://www.nytimes.com/library/tech/00/06/biztech/articles/13optio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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